■ 행복한 슬럼학교/윌 랜달 지음
인도에서 우연히 슬럼가 학교의 영어 선생님이 된 영국인 교사가 슬럼가 아이들과 함께 강제 철거 위기에 빠진 학교를 구하기 위해 좌충우돌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을 쓴 윌 랜달의 꿈은 주식 중개인이었다. 꿈을 이루기 위해 금융의 중심지 런던에 왔지만 생계를 위해 교사가 됐다. 삶에 지쳐 무기력하게 살아가던 그에게 공짜로 인도를 여행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그는 인도에서 우연히 슬럼가 학교의 영어 교사가 된다. 그리고 지독하게 가난하지만 순수함과 열정을 가진 슬럼가 아이들은 무미건조했던 그의 삶을 바꿔놨다.
땅 주인이 개발에 나서면서 강제 철거 위기에 놓인 학교를 구하기 위해 윌과 아이들은 연극을 준비한다. 부유층의 눈에 ‘희망을 줘 봐야 아무것도 해내지 못할 존재’였던 슬럼의 아이들은 윌과 함께 열정을 불태운다. 저자는 “아이들은 내게 대도시에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얻을 수 없는 엄청난 부를 가져다 주었다”고 말한다. 홍한별 옮김. 갈라파고스ㆍ324쪽ㆍ1만1,000원.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 양말이 한 켤레가 되려면 몇 개가 필요할까?/롭 이스터웨이 지음
수학이 지닌 본원적 아름다움을 대중의 눈높이에서 설명한다. 왕립연구소부터 교도소까지 두루 찾아다니며 ‘재미있는 수학’을 설파하고 있는 영국인 저술가가 2008년 낸 책이다.
이 책의 서술은 대수 기하 해석 확률 미적분 등, 따분함이 깊어지는 수학 교양서의 분류법을 따르지 않는다. 대신 ‘아’(아름다움에 놀라는 단계) ‘아하!’(아름다움에 깃든 원리를 발견하는 단계) ‘하하’(아름다움에 공감해 즐거워하는 단계)의, 파고들수록 더해지는 수학의 우아함을 한 꺼풀씩 벗기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말하자면 ‘수학이 얼마나 창조적이며 아름다울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다단계 대답이다.
유치원 어린이들의 생존법인 손가락셈에서부터 성인들의 화두인 무한에 이르기까지 12가지 주제를 다룬다. 분석적이지만 따분하지 않게, 논리적이지만 복잡하지 않게, 우리의 경험적 직관과 맞아떨어지지 않는 현상에 대한 수학적 추론을 흥미롭게 풀어간다. 이경아 옮김. 한승ㆍ224쪽ㆍ1만3,000원.
유상호 기자 shy@hk.co.kr
■ 1923년 경성을 뒤흔든 사람들/김동진 지음
일제강점기인 1923년 경성을 뒤흔든 항일 무장독립운동조직 의열단의 2대 투쟁을 현직 신문기자인 저자가 당시의 신문기사와 잡지, 관련 자료 등을 모아 재구성했다. 먼저 사이토 총독 암살을 목표로 국내에 잠입한 김상옥 의사가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투척한 뒤 경성 시내와 남산을 무대로 일제 경찰과 벌이는 총격전과 은신처인 효제동에서 1,000여명의 일제 경찰과 대치하다 끝내 권총으로 자결하는 장렬한 투쟁담을 다뤘다. 이어 의열단장 김원봉의 지휘 하에 2차 폭탄 암살투쟁을 계획, 헝가리인 단원을 동원해 중국에서 고성능폭탄을 개발하고 국내에 반입했으나 내부자의 배신으로 거사에 관련된 18명 전원이 체포되는 과정을 다뤘다. 김상옥과 김시현, 이태준, 황옥 등 지금은 잊혀지다시피 한 의열단원들의 항일투쟁담이 박진감 넘치는 빠른 전개를 통해 드러난다.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의열단의 담대한 거사계획과 치열한 투쟁, 의사들의 불굴의 항일정신은 읽는 이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서해문집ㆍ264쪽ㆍ1만1,900원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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