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클린턴의 31일 결혼식에 미국인 관심이 쏠리는 까닭은 전직 대통령 아버지와 국무장관 어머니란 배경뿐 아니라, 그의 성장과정을 지켜본 데 따른 특별한 애정에서 기인한다. 백악관에 들어오던 해 첼시는 열두살에 불과했다. 사춘기 소녀에게 사생활이 낱낱이 공개되는 건 끔찍한 일이었지만, 첼시는 부모는 물론 국민들의 속 한번 썩이지 않은 그야말로 모범생이었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게일 콜린스는 어려서부터 마음 고생한 첼시가 “자격이 있다”며 축복하고,‘잘 자라준’ 백악관 소녀들을 조명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쌍둥이 딸들도 10대 때 다른 사람의 신분증으로 술을 구입하려다 적발되는 등 물의를 일으켰지만, 변신에 성공했다. 2008년 텍사스 농장에서 10만달러의 비교적 소박한 결혼식을 올린 둘째 제나는 유엔아동기금에서 활동하다 지금은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다. 1977년 아홉살에 백악관에 입성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딸 에이미는 독립적인 여성으로 성장해, 결혼 때는 “나는 누구에게도 속해 있지 않다”며 아버지로부터 그 어떤 선물도 받지 않았다.
닉처드 닉스 전 대통령의 딸 트리샤는 71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제너럴 포드 전 대통령의 딸 수전은 79년 아버지의 비밀요원과 캘리포니아의 한 교회에서 결혼했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외동딸 캐롤라인 케네디는 백부인 고 에드워드 케네디의 손을 잡고 결혼식장에 들어섰다. 이들과 대조적으로 경우로는 숱한 섹스 스캔들을 일으킨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다섯 자녀가 꼽히는데, 이들은 무려 19번의 결혼을 하는 등 순탄치 못한 생활로 세인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한편, 첼시 결혼에 대한 관심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초청받지 못했다는게 뉴스가 될 만큼 하객부터 웨딩드레스까지 지대하다. 결혼 장소인 뉴욕 라인벡시의 애스터 코트 저택 주변 1.6km의 통행은 물론 고도 610m 이하의 비행도 금지됐다. 추산 비용이 200만달러에서 500만달러까지 껑충 뛰면서 추측도 무성하다. 골드만삭스 직원인 신랑 마크 메즈빈스키는 부모가 연방하원 의원을 지냈고, 첼시와는 10대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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