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 26일 미-중 간 새로운 갈등 지역으로 떠오른 남중국해에서 해군 3대 함대를 동원한 대규모 해상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중국 반관영지 중궈(中國)신문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은 30일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기관지 제팡쥔바오(解放軍報)를 인용해,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북ㆍ동ㆍ남해 등 3대 함대의 주력 구축함들이 26일 남중국해에서 합동 사격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중앙(CC)TV도 루양급 구축함과 소브르메니급 구축함, 유도 미사일 탑재 프리깃함들이 합동으로 기동하는 장면과 함대공, 함대함 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을 방영했다.
훈련을 참관한 천빙더(陳炳德)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은 "중국군은 최근 중국 근해에서 벌어지고 있는 형세 변화에 대해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대응할 수 있는 군사투쟁의 준비를 착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남중국해 훈련은 지난주 말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남중국해 발언 이후 진행됐다는 점에서, 미국과 주변국에 대한 무력시위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앞서 중국 인민해방군은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며 최근 10일간 서해와 그 부근 내륙에서 3차례나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이와 관련, 중국 국방부는 이날 "최근 일련의 군사훈련은 평화 시기의 기본적이고 정상적인 훈련"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 국제사회서 제기된 중국 군사 위협론에 대해 "중국은 주권과 영토 안정을 수호하기 이해 방어적인 국방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군사력을 동원해 어느 국가도 위협할 의도가 없다"고 강조했다.
중궈신문은 이날 '한미연합훈련 배후의 해권(海權)다툼'이라는 사설에서 "미국은 이번 한미연합훈련을 통해 일석삼조의 수혜를 누렸다"고 비난했다. 이 사설은 "미국이 우선 미군기지 문제로 다소 소원해진 한국과 일본을 다시 자기편으로 불러 들였고, 북한에 대해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궁극적으로 중국 굴기(崛起)에 대한 억제력을 과시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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