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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만큼 보이는 숲/ 부화하고 피어나고… 생태그물의 여름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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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만큼 보이는 숲/ 부화하고 피어나고… 생태그물의 여름나기

입력
2010.07.30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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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처럼 돌돌 말린 나뭇잎, 꽈배기처럼 뒤틀린 잎사귀, 여름 숲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온갖 곤충들이 알을 낳고 부화하고, 어떤 나방이 될지 모를 애벌레가 나뭇잎을 갉아먹고 있다. 벌레에 물리거나 쏘이지 않도록 가장 조심해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

수많은 벌레들이 살아가고 있는 숲은 농약으로 해충을 박멸하는 경작지보다 오히려 더 푸르고 건강하다. 벌레는 잎을 먹지만 가지를 꺾지 않고, 풀을 이용하지만 줄기를 자르지 않는다. 생장 과정에서 새를 비롯한 다른 생명에게 영양을 공급하고, 이들은 또 상위 포식자의 먹이가 된다. 다양한 생명체가 서로 그물을 형성해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나의 연결고리가 끊어지면 그물 전체가 영향을 받는다. 당장의 일상에 아무 지장이 없다고 한 생명의 멸종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태도는 만용에 가깝다. 올해는 유엔이 정한 ‘생물다양성의 해’이다.

최흥수기자 choiss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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