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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은 듯하면 돌아서는 '무서운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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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은 듯하면 돌아서는 '무서운 민심'

입력
2010.07.29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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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심은 두 달 만에 확 달라졌다. 6ㆍ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지지를 보냈던 수도권과 충청 민심이 7ㆍ28 재보선에선 한나라당 쪽으로 돌아섰다. 이번 선거는 또 ‘여당은 재보선에서 고전한다,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에 유리하다, 야권이 후보를 단일화하면 위력을 발휘한다’는 선거 통념이 깨지는 계기도 됐다.

지방선거 당시 서울 은평구청장 민주당 후보는 54.2%의 득표율로 40.8% 득표에 그친 한나라당 후보를 눌렀다. 그러나 두 달 만에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선에선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가 득표율 58.3%로, 39.9%의 민주당 장상 후보를 압도하는 민심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인천 계양을도 지방선거 때 민주당이 21.8% 포인트 차이로 한나라당을 누르고 구청장 당선자를 냈지만 재보선에선 한나라당 후보가 역으로 4.8% 포인트 앞섰다.

충청권 민심도 마찬가지였다. 지방선거 당시 충주시장 득표율은 민주당 49.1%, 한나라당 45.7%였으나 재보선에선 한나라당 63.7%, 민주당 36.3%로 완전히 뒤집혔다.

이 같은 표심 변화는 일단 “한나라당 지지층의 응집력이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력보다 강했기 때문”(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이다. 지방선거 때 투표장을 찾지 않아 한나라당 패배를 지켜봐야 했던 보수층이 이번에는 작심하고 투표를 한 결과라는 것이다. 물론 민주당은 지역에 기반이 없는 인사들을 잡음 끝에 뒤늦게 공천했으나 한나라당은 같은 지역에 계속 출마했던, 득표력 있는 인물을 내세운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재보선 결과로 엎어진 정치권 선거 통념도 관심을 끈다. 우선 여당인 한나라당이 8곳 중 5곳을 차지하면서 ‘재보선은 여당의 무덤’이라는 공식이 깨졌다. 노무현 정부 당시 여당이 22곳의 재보선 중 한 곳도 이기지 못하는 등 재보선 때는 정권 심판 경향이 강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재보선 투표율 변수도 사실상 무의미해졌다. 35% 이상의 투표율이 나오면 민주당 후보가 유리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는데 은평을(40.5%) 충주(43.6%) 등은 40%대 투표율을 기록했음에도 한나라당 후보가 압승을 거뒀다.

야권 후보 단일화의 경우도 시간이 촉박할 경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를 각각 2, 3일 앞두고 은평을, 충주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졌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다만 계양을에선 후보 단일화가 이뤄졌으면 야당이 승리할 수 있었다는 사후 분석이 나온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의 표 차이는 1,452표였는데 민주노동당 후보가 2,313표를 얻었기 때문이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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