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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교육 움직인 오바마 '50억弗 당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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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교육 움직인 오바마 '50억弗 당근'

입력
2010.07.29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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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미국의 공교육은 수학, 과학, 영어 읽기쓰기 등에서 모두 세계 5위 안에 들었다. 하지만 현재 미국 초중고생들의 수학 실력은 세계 31위이고, 일부 과학과목은 그 보다 더 낮다. 더욱이 영어 읽기쓰기 실력은 영어가 외국어인 북유럽 국가들에게도 뒤쳐진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급속도로 몰락한 미국의 공교육 살리기에 우선순위를 부여해 왔는데 미 연방정부가 내놓은 '경쟁 펀드(competitive funds)'가 그 목적을 제대로 달성해가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30년래 가장 빠른 속도의 교육개혁"이라고 평가했다.

50억달러가 책정된 '경쟁 펀드'프로그램의 공식 명칭은 '정상으로의 경주(Race to the Top)'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미국의 50개주는 각각 교육 예산의 90%를 주 정부에서 충당하는 지극히 자립적 구조인데, 미 연방정부가 "교육 개혁을 잘 추진하는 주에는 지원금을 주겠다"고 상금을 내걸고 주정부간 경쟁을 부추긴 것이다. 개혁의 초점은 근속연수로 결정되던 교사들의 월급과 직위를 능력과 성과를 토대로 결정토록 하고, 자격 미달 교사들의 해임도 쉽게 하는 방향이다.

연방정부는 보통 주정부를 지원할 때 공평하게 할당해 왔는데, '경쟁 펀드'는 그 경직성을 타파하면서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1차 경쟁에서 델라웨어와 테네시주가 교육개혁 성과를 인정받아 총 6억달러를 나눠 가졌다. 아른 던컨 미 교육부 장관은 28일 2차 경쟁에 나설 자격을 얻은 19개 주를 발표했다. 승자로 뽑힌 주들은 34억달러를 나눠 갖게 된다.

'미국 진보센터(Center for American Progress)'의 교육 전문가 로빈 체이트는 "경쟁펀드의 효과는 실로 놀랍다"며 "(상대적으로) 이렇게 작은 돈주머니가 이렇게 빨리, 이렇게 많은 변화를 이끌 것으로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쟁 펀드'가 큰 효과를 내고 있는 데는 각 주정부들이 재정난에 시달리는 상황도 한몫 했다. 재정적자로 파산 직전에 놓인 주 정부들이 허다해 예산절감 차원에서 수천명의 교사가 해고당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능력과 상관없이 주로 재직연수가 짧은 교사들이 먼저 해고되는 폐해(last in, first out)가 나타났고, 미 교육부는 이 부분을 주요 개혁대상으로 지목했다.

그러자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인 교사노조가 오바마와 던컨 장관의 개혁을 '공공의 적'으로 여기기 시작했다. FT는 "미국인 대부분이 오바마 대통령을 '사회주의자'라고 생각한다는 통계가 나왔지만, 교사들만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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