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사를 받던 전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이사장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음독자살을 기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8일 부산지검 등에 따르면 윤종대(62) 부산 스포원(옛 경륜공단) 전 이사장이 26일 경남 함안군의 선친 묘소 앞에서 독극물을 마신 채 신음하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윤씨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는 이달 12일 개발제한구역인 스포원 부지에 야구연습장 등을 짓고 형질을 무단 변경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윤씨는 또 직원들이 조경공사를 하면서 공사비를 부풀려 2억7,000만원을 빼돌리는 과정에 지시나 묵인을 했는지를 두고 검찰에 두 차례 소환돼 조사를 받았으며 자살 기도 당일인 26일에는 검찰에 세 번째 소환될 예정이었다.
윤씨는 26일 담당검사와 가족 등에게 우편으로 보낸 A4 용지 30여 장 분량의 유서에서 “미리 각본을 짜놓고 수사관이 의도하는 곳으로만 몰고 갔다"며 “감옥에 가느니 차라리 무덤으로 가겠다”며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강압수사는 없었고 윤 전 이사장의 신병처리 여부도 결정된 바 없다”며 “윤씨로부터 유서를 받았을 때는 윤씨가 이미 음독자살을 기도한 이후였다”고 말했다.
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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