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 위기에 처한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한 소년이 우리 정부의 도움으로 치료를 받기 위해 한국에 왔다가 끝내 시력을 회복하지 못한 채 돌아가게 됐다.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28일 오전 카불 소년 만수르 아흐맙(16)군이 안과 수술을 받기 위해 27일 입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료진의 정밀 검진 결과 소년의 병세가 너무 악화해 치료가 불가능한 것으로 이날 오후 최종 결론 났다는 거였다.
부모를 잃고 혼자 사는 이 소년의 눈이 멀어간다는 딱한 사연이 현지 한국 대사관에 알려진 것은 지난 6월쯤이었다고 한다. 대사관측은 바그람 미군기지내 한국 병원에 도움을 청했고, 안과 팀이 없는 바그람병원 의료진과 KOICA측은 의료사업수행기관인 인제대백병원에 이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청했다. 당시 소년은 한 NGO가 찍어줬다는 자신의 망막 사진을, 어둠에서 벗어나게 해줄 아리아드네의 실인 양 간직하고 있었고, 백병원 안과팀은 우편으로 전달받은 그 사진을 검토, 희망적이라는 답신을 보냈다.
하지만 이 날 백병원 안과 전문의들이 거의 총동원돼 소년의 눈을 직접 정밀 진찰한 결과는 절망적이었다. 한 관계자는 “각막 홍채 망막 할 것 없이 손을 써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상태였다”고, “사전 검토한 사진은 지난 해 12월에 촬영된 거였다”고 말했다. KOICA 인도적지원팀 조한결샘 과장은 “희망에 들떠 있는 아흐맙 군에게는 아직 진찰 결과를 전하지 못한 상태”라며 “현재 소아과 등 다른 건강 검진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정대로라면 아흐맙 군의 출국 예정일은 내달 10일. 소년은 조기 출국하게 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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