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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中企와 어깨동무 '상생이 창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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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中企와 어깨동무 '상생이 창조로'

입력
2010.07.28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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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전만 해도 LG화학은 원통형 2차 전지의 핵심 부품인 ‘캔’(CAN)을 일본으로부터 전량 수입해야 했다. 이 때문에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컸고, 수급도 늘 불안했다. 고민 끝에 LG화학은 1차 전지 캔을 양산한 적이 있는 로케트E&T에 원통형 2차전지 캔을 공동 개발할 것을 제안했다. LG화학은 자체 노하우와 기술 등을 적극 지원했고, 결국 양사는 지난 3월 원통형 2차 전지 캔을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LG화학이 7개 자동차 회사와 전기자동차 및 하이브리드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는 등 세계 최고의 2차 전지 업체가 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다.

LG가 중소 협력사와 상생 경영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있어 주목된다. 납품 업체에 대한 시혜적 차원의 퍼주기 지원이 아니라 상호 발전을 자극하는 선순환 구조의 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지속 가능한 상생의 성장 모델을 만들고 있는 대표적인 곳은 바로 LG디스플레이다. 협력사와 기술 분야별로 프로젝트를 구성, 협력사 경쟁력 향상을 위한 개선 아이디어를 1,500건이나 도출했다. 이 중 950건은 이미 협력사 생산 공정에도 적용됐다. 실제로 이를 통해 백라이트유닛(BLU) 협력사의 경우 2007년 대비 생산성이 평균 52% 개선되고, 불량률은 5%포인트나 낮아졌다.

LG디스플레이는 또 2003년 중국 난징에 해외 생산 기지를 세울 때부터 협력업체들에 기술과 자금을 지원하며 동반 진출하는 전략을 꾀했다. 해외 진출의 관건은 핵심 부품들을 얼마나 원활하게 공급받느냐에 달려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 이러한 긴밀한 협력에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세계 시장 1위에 오를 수 있었다는 게 자체 분석이다.

LG유플러스가 지난해 중계기 전문업체인 ‘피플웍스’와 공동으로 디지털 광중계기 개발에 착수, 기존 장비 대비 가격은 40%나 저렴하고 연간 20억원의 전기료(1만대 운영 기준)를 절감할 수 있는 혁신적인 ‘디지털 광중계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 것도 눈에 띈다.

LG전자도 가전제품 외관케이스를 생산하는 이코리아산업에 사출성형 공법과 관련된 기술을 지원한 결과, 이 회사 매출이 연 평균 20%씩 성장하고, 100명도 안 됐던 직원 수가 5년 만에 180명까지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상생이 모기업의 경쟁력도 향상시킨 것은 물론이다.

LG가 사실 중소 납품기업과의 공정한 거래를 확립하기 위해 가장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결제 시스템의 개선이다. LG는 납품업체들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큰 어려움이 자금난인 것으로 파악되자 지난해부터 1,700여개 하도급 업체와 100% 현금성 결제를 시행하고 있다. 상생협력펀드를 통한 직접대출과 금융기관 등을 통한 여신지원 규모를 2008년 1,750억원에서 지난해 3,430억원으로 대폭 확대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자금 부문에서 공정 거래를 확립하는 것과 함께 LG가 공을 들이는 상생 분야는 교육이다. 지난해 549개 협력사 2,000여명이 LG전자의 현장혁신, 품질관리, 팀장급리더십 교육 등을 받은 데 이어 올해도 600개사의 2,300여명이 교육을 받을 예정이다. 최근에는 협력사의 녹색 경영 지원에도 나선 상황이다. 1차 협력사는 물론 2,3차 협력사까지 유해물질 관련 교육을 실시, 환경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LG 관계자는 “전체 기업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돼야 한국 경제의 지속 성장도 가능하다는 게 LG의 경영 철학”이라며 “9월 중 주요 계열사가 협력업체들과 ‘상생협력 및 공정거래 협약’을 체결하고, 이러한 생태계 전략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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