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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한국 찾은 안젤리나 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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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한국 찾은 안젤리나 졸리

입력
2010.07.28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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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드레스를 입은 그가 등장하자 짧은 탄성이 터져 나왔다. 강인한 여전사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고 그리스 여신과도 같은 신비스러운 기운이 무대를 채웠다. “손을 흔들어주세요” “(문신이 새겨진) 어깨 쪽 좀 더 보여주세요“ 등 사진기자들의 요청에 그는 순순히 응했다. 까다로운 여느 할리우드 스타와는 다른 소탈한 인상이었다.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안젤리나 졸리(35)가 28일 오후 서울 장충동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졸리는 29일 개봉하는 신작 ‘솔트’의 홍보를 위해 러시아와 일본을 거쳐 지난 27일 밤 입국했다. 그는 “첫 방문이 매우 기쁘고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른 중반에 이르렀고, 유명 배우 브래드 피트와 가정을 이루고 있지만 졸리는 여전히 할리우드 섹시 심벌 중 하나다. 그는 “내가 섹시하다고 여겨줘서 고맙다”며 “솔직하고 적극적으로 살아가다 보니 섹시한 모습으로 보이는 듯 하다”고 말했다. 가장 섹시하다 느낄 때가 언제냐는 짓궂은 질문에는 “피트가 나를 원할 때”라고 웃음 섞인 답변을 내놓았다.

‘솔트’는 미국과 러시아의 이중 첩보원인 솔트가 여러 난관을 이겨내며 자아를 찾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선택의 여지 없이 두 얼굴의 인물로 살아야 했던 여인의 고뇌가 고난이도의 액션과 버무려진다. ‘툼레이더’와 ‘미스터&미세스 스미스’, ‘원티드’ 등으로 다져진 졸리의 여전사 이미지를 확대 재생산한다. 졸리는 “현실을 기반으로 한 영화라 더 많은 매력을 느꼈다. 액션과 드라마가 연결된 영화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난 액션을 매우 사랑한다. ‘솔트’ 촬영은 쌍둥이를 낳은 지 얼마 안 된 몸을 트레이닝 할 수 있는 매력적인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졸리는 입국 당시 두 아이를 양팔에 하나씩 안은 채 공항 출입국장을 빠져 나와 눈길을 모았다. 그는 영화 촬영을 할 때도 꼭 아이들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극진한 모성애는 영화 선택에도 영향을 미친다.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이 영화선택의 기준이지만 촬영 기간과 촬영 장소도 중요하다. 모든 가족의 이동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대동한 네 아이들의 몸 상태를 봐가며 전세기를 띄우기 위해 한국 착륙과 출국 예정 시간을 각각 3회, 2회로 복수 예약했다. 그는 “내가 이 자리에 있는 동안 아이들은 한국음식으로 식사를 하고 호텔 수영장에서 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운 좋게도 다른 부모들과 달리 1년에 몇 달만 일하면 되는 직업을 갖고 있다. 육아도 피트랑 순번을 정해 하고 있다. 육아와 일을 조화시키며 엄마로서의 역할을 최대한 해내려 하고 있다. 균형을 유지하려는 과정에서 내갈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성취를 거두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스크린을 발판 삼아 부와 명예를 얻은 그지만 2세들의 ‘가업’ 잇기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최대한 많은 세상을 보여줘서 배우 아닌 다른 직업을 택하게 하고 싶다”는 것. 그는 “그러나 배우가 되고 싶어한다면 절대 말릴 수는 없을 것이다. 아이들이 한국 가수 비를 좋아하는데 내가 봐도 그는 참 쿨하다”고도 말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도 보였다.

그는 “오늘 오전에도 UNHCR의 한국 관계자들과 만난 뒤 한국의 지속적인 북한 지원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다. 북한에서 사람들이 겪는 고통에 대해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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