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기분을 만끽하고 싶다면 멀리 동해바다와 제주도를 꼭 가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서울 도심의 빌딩숲 사이에도 자연과 문화를 함께 즐기며 기분전환 할 수 있는 멋진 공원이 다수 있다. 규모가 작아서 시시할 것 같다는 편견은 버려야 한다. 공원을 둘러보려면 족히 반나절은 걸리는 대형공원이 시내에 상당수 있다. 규모에 걸맞은 색다른 볼거리와 풍성한 문화 프로그램이 방문객을 위해 준비돼 있다. 공원에 관한 모든 정보는 서울의공원 홈페이지(parks.seoul.go.kr)를 참고하면 된다.
새롭게 부상하는 공원
지난해 10월 강북구 번동에 개장한 북서울꿈의숲은 자연과 문화가 함께 숨쉬는 도심 공원이다. 드넓은 숲, 잔디밭, 호수에 분수까지 있어 산책하기엔 최고의 코스다. 다소 날씨가 덥다면 북카페와 전망대에서 무더위를 식히면 된다. 공원 내에는 300석 규모의 공연장과 미술관이 두 곳씩 자리잡고 있어 수준 높은 문화도 즐길 수 있다. 내달에도 연극과 콘서트를 비롯해 풍성한 공연이 예정돼 있다.
북서울꿈의숲과 비슷한 시기에 양천구 신월동에서 개장한 서서울호수공원에 가도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정수장 자리에 조성된 덕에 서울 소재 공원 중에는 드물게 1만8,000㎡의 거대한 호수가 자리잡고 있어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생태수로와 생태정원, 몬드리안 정원 등 공원 곳곳에 재생을 테마로 한 공간들이 가득하다.
내달 2일 개장하는 중랑캠핑숲도 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을 전망된다. 18만㎡ 규모의 넓은 부지에 서울시내 최초로 오토캠핑장이 설치됐다는 소식에 벌써부터 예약이 잇따르고 있다. 샤워장 수준을 능가하는 스파 시설과 산림욕장, 경작체험장 등을 갖추고 있어 가족 단위 이용객들에겐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다.
중년에 접어든 공원
2005년 문을 연 뚝섬 서울숲은 꽃사슴 관찰 장소로 명성을 날리면서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아기자기한 산책로가 일품이며, 한강과 연결된 자전거코스로 접근성도 좋다. 이달 24일 잔디광장에서 새로 문을 연 파브르곤충체험전은 방학 기간 자녀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야외무대에서는 내달 1일부터 15일까지 매일 밤 별밤축제가 열리는 등 문화행사도 풍성하다.
2002년 문을 연 선유도공원은 가장 이색적인 공원으로 꼽힌다. 국내 최초로 정수장을 공원화한데다 양화대교와 연결돼 공원 위치부터가 특이하다. 개구리 성장과정 알아보기 프로그램과 한강 탐험교실이 마련돼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의 방학숙제를 해결하기에 적합하다.
길동생태공원은 개장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한결 같다. 하루 이용객을 200명 이내로 제한해 생태공간을 오롯이 보존하고 있다. 운이 좋으면 매일 고라니가 물 마시러 오는 광경도 볼 수 있다. 해설사와 함께하는 다양한 자연 관찰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3.5㎢에 달하는 월드컵공원은 하루 종일 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다. 월드컵공원 내 노을공원과 난지한강공원은 캠핑의 메카로 자리잡은 지 이미 오래다. 평화의공원 광장에서는 내달 15일까지 주말마다 영화가 상영된다.
전통의 명소
1973년 개장한 어린이대공원은 서울의 대표 공원으로 오랫동안 사랑 받아왔다. 낡은 시설로 한때 시민들이 멀리했지만 최근 유리 하나 사이로 맹수를 관람할 수 있도록 동물원 시설이 업그레이드 됐다. 서울팝스오케스트라가 야외무대에서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이면서 관람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서울대공원에는 동물원만 있는 게 아니다. 2만1,000원에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캠핑장과 삼림욕장이 자리잡고 있다. 8월 31일까지는 공원 내에서 별밤축제 ‘아프리카의 밤’ 행사가 펼쳐져 전통부족의 생활상과 동물들의 밤 생활을 엿볼 수 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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