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의 한 저축은행은 하루 종일 창구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이날 출시된 보증부 서민대출 ‘햇살론’에 대한 고객 문의가 폭주했기 때문. 하지만 몰려든 고객 가운데 실제로 대출에 성공한 고객은 적었다. 구비 서류를 제대로 챙기지 않았거나 창업 교육 미수료로 자격이 안된다든지 하는 이유로 발길을 돌린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햇살론은 생계비 등도 대출해 주기 때문에 창업만을 위한 대출인 미소금융과 다르지만, 대출자격이나 서류, 금리 등을 사전에 확실히 알아둬야 수월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대출 자격과 한도
햇살론을 받으려면 신용등급이 6등급 이하이거나 연 소득이 2,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둘 중 하나만 만족하면 된다는 게 그동안의 서민대출과 다르다. 예컨대 미소금융이나 희망홀씨 대출을 받으려면 반드시 낮은 신용등급이어야 했으나, 햇살론은 신용등급이 높아도 연 소득이 2,000만원 이하이면 대출이 가능하다.
근로소득자와 자영업자, 일용직 근로자, 농어민도 받을 수 있지만 법인 기업을 운영 중인 사람은 제외된다. 또 금융회사 부채를 연체 중이거나 3개월 이내에 10일 이상 연체한 사실이 4회 이상 있거나, 개인회생ㆍ파산 절차 중인 경우에도 대출을 받지 못한다.
대출 한도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사업운영자금은 2,000만원, 창업자금은 5,000만원，생계자금은 최대 1,000만원까지 가능한데, 신용등급이나 사업자등록 여부 등에 차등 적용된다. 사업운영자금과 창업자금은 1년 거치 후 4년 이내 원금을 분할 상환해야 하고, 생계자금은 거치기간 없이 3년 또는 5년 동안 매달 원금을 분할 상환하면 된다.
대출 절차와 서류
대출 절차와 제출 서류도 자금 목적에 따라 다르다. 소득상황이 쉽게 파악되는 근로소득자는 상담 즉시 생계자금을 대출 받을 수 있지만, 자영업자 등은 지역 신용보증기금에서 추가로 심사하는 만큼 서류접수 후 대출까지 최소 1∼2일이 걸릴 수 있다.
근로소득자는 재직증명서와 근로소득 확인서류 등이 필요하며, 근로소득 미신고자는 근로확인서, 고용주 영업허가증, 3개월 이상 급여이체 실적이 기록된 통장원본을 제출해야 한다. 사업운영자금을 대출 받으려는 자영업자는 사업자등록증을, 무등록ㆍ무점포 자영업자는 인근 고정사업주나 통ㆍ반장, 상인회장 등의 사업사실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특히 신규 창업자금을 받으려면 소상공인 진흥회나 창업진흥원 등에서 실시하는 창업교육을 최소 12시간 이상 이수하고 증명서를 받아야 한다.
대출 금리 금융회사마다 달라
금리는 각 금융회사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저축은행은 상한금리가 연 13.1%에 달하지만, 농협이나 신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회사는 상한금리가 연 10.6%이고 지역에 따라 9%대인 경우도 있다.
대형 저축은행 중에서는 토마토저축은행과 제일저축은행 금리(10.94~11.34%)가 낮은 편에 속한다. 솔로몬저축은행도 신용등급에 따라 12.44~12.84%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또 현대스위스, HK, W저축은행 등은 12%대에서 13.1% 사이 금리를 적용한다.
주의할 것은 금리와 별도로 대출잔액의 0.85%에 대해 연간 보증수수료가 부과된다는 점. 실제로 26일 햇살론 1호 대출자인 이모(42)씨는 생계자금 1,000만원을 3년간 빌렸는데, 3년치 수수료로 25만원 가량을 먼저 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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