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리비아의 외교관계가 악화하고, 주한 리비아 경제협력대표부 직원의 철수로 영사업무가 한달 가량 중단되면서 리비아에 진출한 국내 건설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27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리비아에는 현재 우리나라 20개 업체가 진출해 51건의 프로젝트를 시공 중이며, 총 공사금액은 92억달러(약 10조4,6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도 불구, 아직까지 주요 공사는 차질 없이 진행 중이며 파견 근로자들에게도 별다른 문제는 없다.
실제로 트리폴리호텔 등 4개 현장에서 15억달러 규모의 공사를 진행하는 대우건설 관계자는 “국내 영사 업무가 중단됐지만 현지 공항에서 비자를 받을 수 있다”며 “신규로 리비아로 들어가는 인력이 많지 않아 아직은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알칼리즈 화력발전소 공사 등 3건의 공사를 진행 중인 현대건설도 “현지 파견 직원 60여 명의 비자 발급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공사에도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현지에 나가 있는 우리 건설업체 직원과 통화해본 결과 체감할 수 있는 분위기 변화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그러나 영사업무 중단이 길어지면 현지에서 업무를 보는 데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제3국이나 혹은 리비아에 입국한 뒤 현지에서 비자를 받는 등 우회수단을 통해 필요한 인력을 보내고는 있으나, 사태가 장기화하면 아무래도 사업 추진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A건설사 관계자도 “외교 관계 냉각은 정치적 문제라 지금 진행되는 공사에 당장 큰 영향을 주진 않겠지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앞으로 공사를 따낼 때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