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동부에서 발견된 대규모 천연가스를 두고 앙숙 관계인 레바논과 이스라엘 양국 간 또 다시 갈등이 일고 있다.
27일 AP통신에 따르면 갈등은 양국 서쪽 지중해에서 대규모 천연가스가 발견된 것에서 시작됐다. 지중해 국가 중 천연자원의 혜택을 누리지 못한 레바논과 이스라엘로서는 천연가스는 곧 에너지 독립을 의미했다. 문제는 이스라엘은 이 지역 가스를 개발할 능력이 있는 반면, 레바논은 내부 정치 갈등으로 매장량을 파악할 에너지 회사조차 설정하지 못했던 것.
이스라엘은 지난해 발견된 타마르와 달릿 지역 개발에 돌입, 2012년부터 천연가스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지역 가스매장량이 약 1,600억㎥에 달해 향후 20여년간 이스라엘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달에는 제3의 지점인 ‘리바이어던’에서도 약 4,500억㎥에 달하는 천연가스가 발견돼, 전적으로 에너지를 수입해 온 이스라엘에 희망이 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발 빠르게 개발을 진행하자 레바논의 이슬람 교전단체이자 정당조직인 헤즈볼라가 제동을 걸었다. 지난달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레바논 영역의 천연가스를 훔치려 한다”며 “천연가스를 보호하기 위해 로켓포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반면 이스라엘은 모든 개발지역은 이스라엘의 경제수역 안에 존재한다며 개발을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양국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이스라엘 가스 시추는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우려도 높아졌다. 에이탄 길보어 이스라엘 바르-일란 대학 교수는 “가스 개발로 이스라엘이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줄일 수 있겠지만, 동시에 시추 시설이 노출돼 있어 공격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지난 2006년 헤즈볼라가 국경지역에서 이스라엘 군인 2명을 납치한 사건을 빌미로 전쟁을 벌여 레바논과 이스라엘 각각 1,200여명과 160여명의 희생자를 낳았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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