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전쟁관련 미군 기밀문서들을 폭로해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줄리언 어산지(39) 위키리크스 대표가 26일 밤 미 CNN 방송의 ‘래리 킹 라이브(Larry King Live)’에 출연해 “문건 공개로 탈레반이 기뻐할 것은 하나도 없다”며 미국 국익을 위반이라는 지적을 강하게 부정했다. 어산지는 미군 헬기 이라크 민간인 공격 동영상 공개 등으로 세상이 떠들썩했을 때에도 대중 앞에 모습을 숨기는 등 줄곧 ‘신비주의’적인 대응으로 일관해 그의 미국방송 출연은 이례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평소 미국에 가지 않겠다고 밝혀왔던 만큼 대담은 원격화상대담으로 이뤄졌다.
그는 CNN출연에 앞서 오전 영국 매체들과도 만나 “더욱 충격적인 내용이 담긴 1만5,000여 건의 기밀 문서를 곧 추가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CNN에 출연해선 “우리가 폭로한 기밀은 아프간 전쟁 전반에 대해 뜨거운 논쟁을 일으켰던 중요 사건들의 실체를 밝힐 명백한 증거이다”고 말했다. 기밀 문서 제공자에 대해 묻자 “위키리크스는 언제나 비밀을 건낸 정보제공자를 알지 못한다고 공표한다”며 “이 같은 원칙 덕분에 계속해서 비밀을 폭로하겠다는 내부 제보자들이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산지 대표는 “모든 문건 공개는 사려 깊게 이뤄졌다”며 “문건이 세상에 드러난다고 해서, 특히 탈레반에 이득이 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고 잘라 말했다. 어산지는 또한 “문건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무고한 민간인 사살 의혹 사건이 여러 건 있었음에도 책임을 지고 감옥에 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며 “연합군의 민간인 오폭 사건 책임은 법정에 까지 가서더라도 끝까지 밝혀져야 한다”고 밝혔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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