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전쟁 기밀유출 사건이 베트남전 ‘펜타곤 페이퍼’사건처럼 전쟁의 방향을 뒤바꿀 수 있을까.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리스트 제럴드 사이브는 ‘닉슨 시대처럼, 전쟁에 대한 회의감이 절정에 이를 수 있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기밀유출 사건이 “39년 전 ‘펜타곤 페이퍼’사건을 떠올린다”고 27일 지적했다. 1971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1964년 통킹만 사건을 조작해, 베트남전 확전의 구실로 삼았다”는 미 국방부(펜타곤) 문서를 폭로했고, 이는 반전운동을 최고조로 이끌었다. 북베트남 경비정이 미군 구축함을 공격했다는 ‘통킹만 사건’의 기획자인 로버트 맥나마라 전국방장관은 1995년에야 조작이었음 인정했다.
사이브는 아프간전 문서가 추측으로만 전해지던 참상을 생생하게 확인시켰다는 점에서 반전여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27일에도 2007년 미군이 자살폭탄 테러를 피해 군기지로 돌아가면서 길에 있던 16세 소녀, 노인 등을 닥치는 대로 차로 치고 총을 난사해 아프간 민간인 19명이 사망하고 50명이 다쳤다는 끔찍한 사실이 기밀문서에서 추가로 확인됐다. 사이브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문서내용을 부인하기 보다, 지난해 말 추가 파병을 결정했을 때 이미 알고 있었던 내용이라고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 제대로 대처하는 것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1971년 펜타곤 문서를 NYT에 전했던 다니엘 엘스버그 박사는 이날 미국 CNN에 출연 “아프간전 판 펜타곤 문서폭로를 오랫동안 기다려왔다”며 위키리크스의 폭로를 지지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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