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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EBS 강사 망언, 근원을 바로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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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EBS 강사 망언, 근원을 바로잡아야

입력
2010.07.26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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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의 수능 인기 강사가 인터넷 동영상 강의에서 군을 비하해 여론의 몰매를 맞고 있다. 그는 남녀의 언어습관 차이를 설명하면서“남자들은 군대 갔다 왔다고 뭐 해달라고 맨날 여자한테 떼쓰지만, 군대 가서 뭐 배우고 와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손으로 권총 모양을 만들며 “죽이는 거 배워오죠”라고 막말을 했다. 아무리 군을 모르는 30대 여교사라지만, 군과 안보에 이토록 왜곡된 인식을 가진 사실에 기가 막힌다.

교사는 교육 현장에서 함부로 개인적 편향성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 더욱이 EBS는 사설학원이 아니다. 공교육의 한 축을 맡은 공영 교육방송이다. 그런데도 군대를‘살인을 가르치는 곳’이라고 극단적 망언을 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이런 이가 EBS에서 1등 강사로 꼽혔다니 어이가 없다.

더욱 한심한 것은 EBS다. 기본 소양조차 의심스러운 교사를 학생들에게 인기 있다는 이유로 장기간 기용했고, 강의 내용을 전혀 거르지 못했다. 문제의 발언이 담긴 동영상은 생방송이 아니다. 3월8일 녹화했고, 3일 뒤에 인터넷에 올렸다. 녹화 후 편집과정에서 담당 PD가 모르고 지나쳤을 리 없다. 강의의 흥미를 위해서든, 개인적인 가치관이 작용했든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강의 내용을 아무도 몰랐다면 더욱 심각한 문제다. 최소한의 여과 기능조차 상실했다는 얘기다. EBS의 중요한 목적은 청소년 교육이다. 특히 사교육 해소 방안으로 올해부터 수능시험의 70%를 EBS 강의에서 출제하기로 하면서 거의 모든 수험생이 시청한다. 언젠가 국방의 의무를 감당할 청소년들에게 공영방송이 군에 대한 거부감과 부정적 시각을 심어준 꼴이 됐다.

강사 퇴출과 강의 삭제, 제작 관련자 문책과 사장의 사과로 끝낼 일이 아니다. 재발 방지를 위한 출연자와 방송 내용 검증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방송의 독립성과 프로그램의 자율성이란 이름 아래 저지르는 제작 현장의 독선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EBS 내부에 그릇된 이념적 편향이 관행처럼 존재하지 않는지도 살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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