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석유회사 BP가 26일 이사회에서 차기 최고경영자(CEO)에 미국인 로버트 더들리(54)를 임명할 예정이라고 외신들이 전했다. 미국인에게 가장 혐오스런 인물로 낙인된 현직 CEO인 토니 헤이워드(53)는 10월 1일자로 물러난다. 28일 실적발표에 맞춰 공개될 BP의 경영진 교체는 멕시코만 원유 유출사고에 대한 책임을 묻는 성격이 크다. 헤이워드는 원유유출 사고 3개월 간 부적절하게 대응한데다, 그 와중에 가족과 요트대회를 참관해 구설을 탔다. 게다가 헤이워드는 물러나면서 160만달러의 퇴직금 외에 1,100만달러의 연금 자격까지 챙겨 논란이 되고 있다.
BP가 미국인을 차기 CEO 물망에 올린 것은 미국이 BP에 차지하는 비중과 관련이 있다. BP의 유정과 정유시설 가운데 3분의1이 미국에 있고, 주식 보유자의 40%가 미국인이다. 뉴욕타임스는 위로는 버락 오마바 대통령부터 일손을 놓고 있는 멕시코만 어부까지 다양한 계층을 만난 더들리가 이번 멕시코만 사고 수습에 적격이라고 했다. 미시시피주 출신인 더들리는 2007년에 CEO 후보에 올랐으나 지질학자 출신인 헤이워드에게 밀렸다. 그러나 이번 사고에서 헤이워드의 헛발질이 계속되자 한달 전 사고수습 책임자로 임명됐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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