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원로 완리(萬里ㆍ사진) 전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의 장수비결이 소개됐다. 올해 94세인 완리는 정계에서 은퇴한 지 18년째지만 가족과 테니스도 즐기며 건강한 삶을 누리고 있다. 홍콩 밍바오(明報)는 26일 중국 런민르바오(人民日報) 해외판을 인용해, 오불주의(五不主義)가 완리의 건강비책이라고 전했다.
그가 다섯 가지 금기로 여기는 일은 은퇴자의 처세술에 가깝다. 먼저 외부의 직함을 맡지 않고(不在其位), 정치와 거리를 두며(不謀其政), 세상 일에 관심을 갖지 않고(不問事), 관여하지도 않으며(不管事), 아무런 일을 만들지 않는(不惹事) 것이다. 이 원칙을 지키려고 완리는 이름만 빌려주는 명예직도 고사하고, 기념행사에 일절 참석하지 않는 것은 물론 축사마저 써주지 않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비롯한 지도부가 요청해도 “나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며 완곡하게 거부한다. 지난해 중국 건국 60주년 기념행사에는 공산당 원로들이 대거 참석했지만 완리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하루 세끼를 거르지 않는 완리는 개고기와 양고기를 좋아하고, 낮잠을 즐긴다. 산둥(山東)성 출신인 완리는 실각과 복권을 거듭하다 1988년 전인대 상무위원장에 올랐으며 92년 정치국 위원을 사임한 뒤 정치일선에서 물러났다. 중국 지도부 거주지인 베이징(北京) 중난하이(中南海) 내 함화당(含和堂)에서 생활하고 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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