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전력수급에 비상등이 켜졌다.
7월에만 여름철 최대 전력수요가 7차례나 경신되는가 하면, 지난해에 비해 하루 평균 10%이상의 수요 증가를 보이는 등 전력 사용량이 부쩍 늘어났기 때문. 특히 지난 22일에는 최대 전력수요가 공급 가능한 총 전력의 91%를 돌파, 위험수위(92%)의 턱밑까지 다가서는 아찔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25일 지식경제부와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7월 들어 1일부터 지난 22일까지 여름철 최대 전력 수요가 7차례나 경신됐다. 최대 전력은 하루나 일주일, 한달 등 일정 기간 중 1시간 평균전력이 최대인 전력수요 값을 말한다.
지난 1일 최대 전력수요가 6,327만kW로 지난해 여름철 최대치인 6,321만㎾를 돌파한 것을 시작으로 2일(6,327만㎾), 5일(6,458만㎾), 6일(6,502만㎾), 19일(6,568만㎾), 20일(6,700만㎾), 22일(6,761만㎾) 등 잇따라 여름 최대 전력 수요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수요 증가세도 심상치 않다. 7월1일부터 24일까지의 최대 전력 수요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더니 하루 평균 10.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하루에 10%나 더 많은 전력을 사용한다는 의미다.
'최신기록 보유일'인 22일에는 아찔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날의 최대 전력 수요인 6,761만kW는 이날 공급 가능했던 총 전력인 7,332만kW의 91%를 넘는 수치다. 이 경우 92%(전력 예비율 8%)를 넘으면 '위험수위'로 분류되는 데,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위험수위에 근접했던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화력발전소 건설을 억제하다 보니 전력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전기요금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전력사용량이 줄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식경제부는 올 여름 최대 전력 수요가 7,070만㎾에 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의 최대 전력 공급능력은 7,530만㎾에 불과하다. 예비전력이 460여만㎾ 정도여서 자칫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7월18일부터 무더위가 계속되고, 일부 지역에서는 최저 기온이 25℃를 넘어서는 열대야 현상도 나타나고 있어 최대 전력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전력 여유분이 200만㎾ 미만으로 줄어드는 등 위험한 상황이 되면 직접 부하제어(138만㎾), 비상절전(235만㎾), 전압조정 부하조절(159만㎾) 등을 통해 비상전력 532만㎾를 조달할 방침이어서 전력공급이 '올스톱'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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