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와 오메가는 전부 ‘타점기계’의 차지였다.
프로야구 최고의 입담꾼 홍성흔(33ㆍ롯데)이 올스타전의 시작과 끝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홍성흔은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CJ마구마구 프로야구 올스타전서 홈런 2개를 포함해 5타수 4안타 3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이스턴리그(SK, 삼성, 두산, 롯데)의 9-8 역전승을 이끌었다.
최우수선수(MVP) 격인 미스터 올스타는 당연히 홍성흔의 몫이었다. 홍성흔은 기자단 투표에서 45표 가운데 31표를 얻어 팀 동료 황재균(6표)을 제치고 부상으로 200만원과 KIA 자동차 K5 승용차를 손에 넣었다. 홍성흔은 개당 30만원의 홈런 상금까지 포함해 260만원을 챙겼다. 홍성흔의 미스타 올스타 영예는 이번이 두 번째. 두산 시절이던 2006년 홈런 1개를 포함해 3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만세를 불렀었다. 미스터 올스타 최다배출 구단인 롯데는 12번째 미스터 올스타를 탄생시키는 경사를 누렸다.
홍성흔은 앞서 올스타 베스트 10 팬투표에서 81만8,269표를 획득, 최고 인기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인기에 걸맞은 맹활약으로 다시 한번 팬들의 기대에 보답한 셈. 역대 최다득표 기록을 확인한 뒤 “팬들과 ‘궁합’이 참 잘 맞는다”며 빙긋이 웃었던 홍성흔이다.
지난해 올스타전서 금발 가발로 큰 웃음을 안겼던 홍성흔은 이번에는 수염을 달고 유니폼에 ‘최다득표 감사’를 큼직하게 새겨 ‘그라운드의 연예인’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홍성흔은 “딸이 산타클로스를 좋아하고 작년 퍼포먼스가 약했다는 평가도 있어서 수염을 준비했다. 또 최다득표를 안긴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뭔가를 했다는 점에서도 좋았다고 생각한다”면서 “부상으로 받은 승용차를 아버지께 선물하겠다”고 말했다.
자유계약선수(FA)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지난해 이른바 ‘갈매기 타법’으로 타율 3할7푼1리를 기록한 홍성흔은 올해는 왼팔을 잔뜩 끌어올리는 타격폼으로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전반기 성적은 타율 3할4푼4리(3위) 22홈런(4위) 97타점(1위). 특히 타점의 경우 2003년 이승엽(당시 삼성)의 한 시즌 최다타점(144타점) 기록 경신도 꿈이 아니다.
이스턴리그는 3-8로 크게 뒤진 7회말 양준혁(삼성)의 3점 홈런과 홍성흔, 카림 가르시아(롯데)의 연속 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뒤 9회 무사 만루에서 황재균의 끝내기 안타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세 타자 연속홈런은 올스타전 최초기록이었고 3홈런도 한 이닝 최다홈런으로 기록됐다. 홍성흔은 1회에도 최고 왼손 류현진(한화)을 상대로 2점 홈련을 터뜨렸다.
한편 7아웃 단판승부로 펼쳐진 ‘G마켓 홈런 레이스’에서는 두산 김현수가 10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겨 최고 거포로 인정받았다. 2위 최희섭(KIA), 조인성(LGㆍ이상 3개)과는 7개차. 10홈런은 역대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 최다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타이론 우즈(2000년ㆍ당시 두산)와 김태균(2007년ㆍ당시 한화)의 9개. 김현수는 300만원을 챙겼고 최장 비거리(130m)를 기록한 최희섭은 캐논 DSLR 카메라를 받았다.
후반기 프로야구는 27일 재개된다.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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