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올 들어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들의 납품단가 현실화 수준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5월 208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납품단가 반영실태를 조사, 2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원자재가격 상승분이 제품 가격에 전부(3.9%) 또는 일부(47.1%)반영됐다는 응답은 51%였고, 전혀 반영되지 못했다는 답변도 44.2%에 달했다.
반면 지난해 5월 조사에서는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에도 납품단가에 비용 상승분이 반영됐다는 업체의 응답이 올해보다 훨씬 많았다. 당시 277개 중소기업 중 납품단가에 전부 또는 일부의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반영됐다고 답한 곳은 올해보다 약 30%가량 높은 80.5%에 달했다.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업체의 경우 올해보다 27%나 낮은 17.0%에 그쳤었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들은 납품단가의 현실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업체들은 납품단가 현실화를 위해 “대기업의 담합 등 불공정거래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단속·제재”(45.2%)를 요구했고, 원자재 공동구매 활성화(22.6%), 원자재 구매자금 지원(16.8%)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는 중소기업의 납품단가 협상력이 갈수록 악화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주종관계가 고착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대ㆍ중소기업 간 상생협력 방안을 마련하고 납품단가 조정협의제 활성화 같은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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