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인 공교육 경쟁력 강화 정책으로 2007년 부임 이후 줄곧 미 교육계의 높은 관심을 받아온 재미동포 미셸 리(41ㆍ한국명 이양희) 미 워싱턴시 교육감이 23일(현지시간) ‘무능교사’로 평가받은 교사 241명 등 교직원 총 302명을 해고 조치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 보도했다.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된 해직교사들은 리 교육감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진행하고 있어 워싱턴 교육계에 한바탕 폭풍이 몰아칠 기세다.
보도에 따르면 리 교육감은 이날 성명을 통해 “워싱턴시 학교의 모든 학생은 최고의 실력을 갖춘 교사에게 배울 권리가 있다”며 “새로운 ‘교사평가시스템(IMPACT)’에 따라 기준 이하의 점수가 나온 교사들을 해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해고 대상 교사들은 전체 워싱턴시 4,000여 재직 교사의 6%로 이들은 내달 13일 자로 교편을 놓아야 한다.
이와 함께 리 교육감은 일명 ‘최저 수준의 업무능력자(Minimally Effective)’ 평가를 받은 ‘해고 이전’ 단계 교사 등 교직원 737명에 대해서도 “내년까지 업무능력이나 학생평가 점수가 향상되지 않을 경우 해고될 수 있다”고 통보했다. WP는 “리 교육감이 해고자 통보 외에 최저 수준의 업무능력자에 대해 경고를 함에 따라 향후 2년 안에 전체 교사의 4분의 1가량이 물갈이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리 교육감은 공교육 질 제고를 위해선 엄격한 평가시스템을 통해 계속 교사를 해고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인 반면, 교사노조 등 일각에선 “지극히 편향적인 정책”이라며 맞서고 있다. 조지 파커 워싱턴시 교사노조 대표는 “리 교육감의 평가정책은 교육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기 보다 교사를 벌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소송을 통해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전미교사연맹(AFP)의 랜디 웨인가튼 회장도 “교육개혁을 위해선 학력증진과 함께 교사에 대한 각종 지원책도 강화되어야 한다”며 “하지만 리 교육감의 개혁방식은 성과위주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미 교육계의 논란을 일으켜온 미셸 리 교육감의 워싱턴시 교사 대규모 해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리 교육감은 앞서 부임 첫해인 2007~2008년도 학기에 교사 79명을, 2008~2009년도 학기에 96명을 평가 기준 미달 이유로 해고했으며, 지난해 가을엔 예산이 부족하다며 교사 266명을 쫓아낸 바 있다.
한편, 워싱턴시 교육청 측은 교육 공백 우려에 대해 “수백명에 달하는 교사직 지원자들이 대기중이기 때문에 새 학기가 시작되는 9월 이전에 실력 있는 교사들로 빈자리를 모두 채울 수 있다”고 밝혔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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