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진지해서 조금 실망스럽네요."
23일 일본프로야구 올스타전 1차전을 마친 뒤 김태균(28ㆍ지바 롯데)이 던진 말이다. 한국에서처럼 축제 분위기가 아니라서 도무지 신이 나지 않는다는, 장난 섞인 불만이었다. 김태균은 1차전서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홈런 더비서도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팬투표 퍼시픽리그 최다득표의 자존심마저 버릴 수는 없었다. 김태균은 24일 니가타 에코스타디움에서 열린 올스타 2차전서 기어이 이름값을 했다. 경기 전 열린 홈런 레이스에 나선 김태균은 당당히 홈런왕에 올랐다. 한국인이 일본프로야구 올스타전서 홈런 레이스 우승을 거머쥐기는 김태균이 처음이다.
1라운드에서 조지마 겐지(한신)와 5-5 동점을 이뤘으나 올시즌 홈런 개수에서 18-17로 앞서 결승에 오른 김태균은 아베 신노스케(요미우리)와의 대결에서 만세를 불렀다. 아베는 무홈런에 고개를 떨어뜨렸고 김태균은 홈런 1개로 데뷔 해에 올스타전 홈런왕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우승 상금으로 50만엔(약 690만원)을 받은 김태균은 "느낌이 좋았다. 홈런을 치면서 그 동안의 압박감도 함께 날려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균은 지바 롯데 부동의 4번 타자로서 타율 2할8푼 18홈런(리그 3위) 73타점(리그 1위)으로 전반기를 마쳤지만 니혼햄과의 전반기 최종 3연전서 12타수 무안타로 물러나는 등 7월 들어 현저한 컨디션 난조로 걱정을 낳았다. "여름이 되면서 체력이 떨어졌다"고 털어놓았던 김태균이다.
김태균은 올스타 2차전서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지만 1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1차전 2타수 무안타 합계 3타수 무안타. 김태균이 속한 퍼시픽리그와 센트럴리그는 5-5로 비겼다. "(올스타전 홈런 더비를 계기로)타격 감각이 많이 올라온 것 같다"고 밝힌 김태균은 "팀 우승을 꼭 일구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야쿠르트 마무리 임창용(34)은 올스타 2차전서 센트럴리그의 6번째 투수로 9회초 등판, 1이닝 1피안타(2루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임창용은 지난해 올스타전서도 2차전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었다. 일본프로야구는 27일부터 후반기에 돌입한다.
양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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