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분기 세계 최고 정보 기술(IT)의 권좌는 마이크로소프트(MS)에게 돌아갔다. 시장의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깜짝 실적을 내놓으며 애플과 삼성전자 등을 따돌리고 MS 제국의 공고함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줬다.
MS는 22일(현지시간) 2분기에 매출 160억4,000만달러, 영업이익 59억3,000만달러, 순이익 45억2,000만달러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22%, 49%, 48%씩 증가한 수치로, 최근 2년 사이 최대 증가율이다. 애플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MS에 뒤졌고, 삼성전자는 매출에선 애플보다 2배에 가까운 수치를 보였지만 이익에선 다소 뒤처졌다.
실적 상승 배경은 세계 PC시장 회복
MS는 2분기에 양과 질적인 측면에서 모두 경쟁사인 애플을 눌렀다. 매출의 경우, 라이벌인 애플(2분기 매출 157억 달러)에 근소하게 앞섰지만 영업이익률에선 애플보다 10%포인트 가량 많은 36.8%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13.5%의 영업이익률 달성이 예상되는 삼성전자에 비해선 20%포인트 이상 높은 실적이다. MS는 순익에서도 45억2,000만 달러로, 32억5,000만 달러에 머문 애플을 제쳤다.
MS의 이 같은 상승세는 소프트웨어의 최대 수요처인 세계 컴퓨터(PC) 시장이 경기 회복 조짐과 맞물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윈도7 운영체제(OS) 출시 효과가 더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윈도 매출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44% 증가한 45억4,8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서버 비즈니스 매출 부분에서도 14% 늘어난 40억 달러를 올렸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세계 컴퓨터(PC) 출하량은 전년대비 23.3% 증가한 약 1억6,70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케빈 터너 MS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윈도우7과 오피스 2010의 판매가 좋았다"며 "(전산장비와 소프트웨어를 빌려주는) 클라우드 서비스도 잘 진행 중이고 올 가을 윈도폰7과 증강현실을 이용한 게임기(엑스박스 키넥트)가 출시되면 성장 모멘텀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과 세계 1위 자리 놓고 격돌 전망
그러나 MS가 하반기에도 세계 IT 업계의 '넘버1' 자리를 확실하게 지킬 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MS가 핵심 사업에서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신사업 분야에선 별 다른 재미를 못보고 있기 때문이다. MS는 2분기에 온라인서비스 부분에서 예상 보다 높은 6억9,0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고,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도 1억7,200만 달러의 적자를 보였다.
무엇보다 라이벌인 애플과 반도체 및 휴대폰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수신 불량으로 인한 '안테나게이트'에 휘말린 와중에도 아이폰4의 판매는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아이패드 역시 대기수요가 발생할 만큼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 또한 핵심 사업인 반도체와 액정화면(LCD) 분야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데다, 갤럭시S로 선전을 보이고 있는 휴대폰 분야에서 역시 기대 이상의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올해 2분기에 318억169만 달러(37조원ㆍ2분기 평균 환율 1,163.46원 적용)에 42억9,700만 달러(5조원)의 사상 최고치에 달하는 실적 잠정치를 발표했다. 다만 매출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영업이익률을 어떻게 끌어올리느냐가 삼성전자의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가근 IBK 투자증권 연구원은 "결국 융합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트렌드를 누가 끌고 가느냐에 따라 세계 IT 전자 업계 주도권의 향방이 갈릴 것"이라며 "하나 뿐인 글로벌 '넘버1' IT 전자 제왕 자리도 이 트렌드를 거머쥔 기업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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