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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독거노인 100만명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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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독거노인 100만명 시대

입력
2010.07.23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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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노인이 100만 명을 넘어섰다. 고령화 사회가 빠르게 진척되면서 나 홀로 살아가는 노인(만 65세 이상)이 해마다 5만 명씩 늘어 전체 노인의 20%에 이르렀다. 85세 이상 독거노인도 5만8,500명이나 된다. 1인 가구 증가는 노령층에만 해당되는 현상은 아니다. 결혼 기피와 저출산, 생활양식 변화에 따라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3분의 1이 1인가구일 정도로 혼자 사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젊은 층과 달리 혼자 사는 노인들에게는 어려움이 너무도 많다. 우선 외롭다. 말동무 없이 하루 종일 TV만 보거나 혼자서 쓸쓸하게 주변을 산책하는 것이 고작이다. 아파도 돌봐줄 사람은 고사하고, 병원조차 쉽게 갈 수 없다. 혼자 음식을 해결하다 보니 건강 관리도 잘 되지 않는다. 노인대상 사기 등 범죄에도 무방비 상태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노인 빈곤율 1위다. 당연히 독거노인도 경제적으로 어렵다. 가족이 있는데도 혼자 사는 이유가 대부분 자식들이 부양능력이 없어서다. 자녀들로부터 간섭 받기 싫어서, 혼자 사는 것이 편해서 독거노인이 된 경우는 극소수다. 기초노령연금제 시행으로 전체 노인의 69%가 2008년부터 월 9만원을 받고 있지만 다른 소득이 없는 독거노인들에게는 턱없이 부족하다. 자녀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기초생활보호 대상자에서 제외되는 사례도 많다.

부부노인가구가 전체 노인의 30%이며 그들 역시 배우자가 사망하면 혼자 살게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독거노인의 숫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과 사회적 관심이 시급하다. 2년 전부터 시행되고 있는 노인장기요양보장 제도만으로는 부족하다. 더 다양한 의료혜택과 일자리 제공으로 질병과 빈곤에서 벗어나게 해 주어야 한다.

일부 지자체가 실시 중인 독거노인 모니터링제를 활성화하고, 인적 네트워킹과 지역단위 공동생활 등을 통해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고독과 무관심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인, 그 노인의 주검을 몇 개월 뒤에야 발견하는‘불행하고 부끄러운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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