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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F 외교전 현장/ 韓美 "천안함 사과" 北 "적반하장" 中 "6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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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F 외교전 현장/ 韓美 "천안함 사과" 北 "적반하장" 中 "6者로"

입력
2010.07.23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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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린 23일 베트남 하노이 국제컨벤션센터(NCC). 이날 대회의실에서는 각국 대표들만 참석해 자유토론이 열리는 가운데 복도에서는 각국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ARF 의장성명 문안을 놓고 각국 관계자들의 협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특히 ARF 의장국인 베트남과 중국이 이날 오전부터 의장성명 초안을 회람시킨 뒤 최종 문안을 놓고 한국과 북한 당국자들과 각각 만나서 최종 조율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중국 정부 관계자는 “북한측과 6자회담 재개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성명에 대해 협의했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 관계자는 “의장성명 관련 텍스트가 수십 개가 돌아다닌다. 우리도 여러 개 냈다”며 “이날 토론 결과를 반영해서 하나의 문안으로 만들어내는 만큼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날 ARF 회의장 주변에서는 천안함 사태와 북핵 6자회담 재개 문제를 둘러싸고 남북한뿐 아니라 ‘한국ㆍ미국 대 북한ㆍ중국’ 간의 치열한 신경전이 그대로 재연됐다.

한ㆍ미 양국이 천안함 사태와 관련 북한의 사과를 촉구하고, 6자회담에 앞서 비핵화 의지의 진정성을 보이라고 촉구하자 북한은 즉석에서 “적반하장”이라고 반발했다. 중국은 6자회담 조기 개최를 통한 국면 전환을 촉구했다.

이날 오전에 ARF 외교장관 회의 자유토론에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북한에 대해 “천안함 도발 행위를 명확하고 진실되게 시인하고 사과하라”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할 수 있는 어떤 도발 행위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고립되고 호전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는 북한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며 “북한이 현재 이웃국가들에 대한 위협과 공격을 중단하고 비핵화를 이룬다면 역내의 책임있는 국가로서의 혜택을 향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북한 박의춘 외무상은 우리측의 사과 요구에 대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며 반박했다. 박 외무상은 “천안함 문제는 아직까지 완전히 규명된 것이 아니다”며 “진상을 객관적으로 밝혀내기 위해 검열단 파견을 요청했지만 한ㆍ미 양국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양제츠 외교부장은 “천안함 문제에 대해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이 발표된 만큼 이제 페이지를 넘겨야 한다”며 “6자회담을 조속히 개최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 관계자는 “4시간여 동안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27개 회원국의 상당수가 천안함과 북핵 문제를 거론했다”며 “대다수 국가들이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의 내용을 지지하면서 한국 정부와 국민들에 대해 애도를 표했다”고 전했다.

하노이=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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