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정 글ㆍ한수자 그림
학고재 발행ㆍ96쪽ㆍ9,000원
원숭이 엉덩이는 왜 빨갛고, 가자미는 어쩌다 눈이 돌아갔을까?
전래 민화에 등장하는 동물들에 얽힌 해학적인 이야기 여덟 개를 묶었다. 호랑이, 개, 토끼, 소 등 우리 조상의 삶과 밀접했던 동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동물의 생태적 속성은 물론, 선인들의 긍정적인 삶의 태도와 생활문화도 한껏 묻어난다.
각 이야기는 상징적인 민화 한 점으로 시작한다. 벌집을 쑤시고 있는 잔망스런 원숭이 민화에서 원숭이 엉덩이가 빨개진 사연을 풀어내는 식이다. 원숭이는 게의 집 입구에 똥을 싸려다 집게에 엉덩이가 물려 털이 뽑히고 붉어졌다. 벼슬을 상징하는 수탉은 개와 싸우다 볏을 뜯겨 들쑥날쑥한 볏을 갖게 됐고, 가자미는 멸치에게 뺨을 맞아 눈이 돌아갔다.
이야기는 그 자체로도 재미있지만 인간 군상과 닮은 동물의 행동에서 생각할 거리도던진다. 선비를 상징하는 우아한 두루미가 뇌물을 받고 편파 판정을 한다는 이야기 등이 그렇다. 민화 속 동물의 모습을 이야기로 재현하는데 그치지 않고 더욱 희화화한 삽화들도 읽는 재미를 더한다.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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