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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의 베네수엘라, 親美 콜롬비아와 단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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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의 베네수엘라, 親美 콜롬비아와 단교

입력
2010.07.23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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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가 콜롬비아 반군 비호 주장에 반발해 콜롬비아와의 외교 관계를 단절하는 강수를 꺼내 들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22일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에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다는 콜롬비아 측 주장을 부인하고,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이 전쟁을 일으키려 거짓 주장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후속 조치는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진행됐다. 베네수엘라는 이날 콜롬비아와의 모든 외교 관계 중단을 발표하면서 자국 내 콜롬비아 외교관들에게 72시간 내 떠날 것을 명령하고 수도 카라카스의 콜롬비아 대사관을 폐쇄했다. 콜롬비아의 자국 대사관도 문을 닫았다. 콜롬비아 국경 지대에 군 병력을 대거 배치하는 무력 시위와 함께 이날 밤 부통령, 외무장관, 국방장관 등이 참여하는 비상 안보회의를 이례적으로 소집했다.

이번 사태는 콜롬비아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미주기구(OAS) 회의에서 남미 최대 규모의 좌익 반군 조직인 FARC 게릴라 1,500여명이 베네수엘라에서 암약하고 있다며 관련 증거들을 제시하면서 촉발됐다. 베네수엘라가 이들의 활동을 묵인해 콜롬비아를 공격하기 위한 반군 근거지가 형성됐다는 주장이다. 베네수엘라는 이런 의혹을 줄곧 부인해 왔다.

수년 째 지속돼 온 양국의 갈등은 좌파 정권인 베네수엘라의 반미 노선과 남미 내 확고한 미국 우방국인 베네수엘라 친미 노선의 충돌로도 볼 수 있다. 특히 지난해 콜롬비아가 미군 기지 설치에 합의하는 등 미국과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면서 관계가 크게 틀어졌다. 2,300㎞의 국경을 맞댄 콜롬비아 내의 미군 기지는 차베스 정권에게 직접적인 위협이다.

다만 이번 단교 조치가 무력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 콜롬비아의 우리베 정권이 물러나고 다음 달 7일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하면 분위기가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차베스 대통령도 이날 “(산토스가) 좌자 정부와 우파 정부가 함께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길 바란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양국은 또 그 동안 상호 교역 확대를 통해 경제적으로 의존도가 높아져 파국을 택하는 게 쉽지 않다.

한편 남미 12개국 정치기구인 남미국가연합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중재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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