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대법원장은 다음달 24일 6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김영란 대법관 후임으로 이인복(54ㆍ사법연수원 11기ㆍ사진) 춘천지법원장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22일 임명 제청했다. 이 원장은 대통령이 국회에 임명동의를 요구하면 인사청문회를 거쳐 신임 대법관으로 임명된다.
이 법원장은 사회적 관심이 큰 첨예한 이슈에 대해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판결로 이해관계 대립을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2월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 회생불능 환자의 연명치료 중단 문제가 쟁점이 된 ‘존엄사 사건’ 항소심을 맡아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하라는 판결을 내린 것이 대표적이다. 또 큰 비가 내려 침수된 도로를 걷다가 가로등에 감전됐다면 집중호우 관리를 부실하게 한 지방자치단체에 큰 책임이 있다는 판결도 내렸다. 올해 상반기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발표한 법관 평가결과에서 15명의 우수법관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이 법원장은 1956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대전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81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84년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로 임관한 이래 약 25년간 법관생활을 했다. 창원지법 진주지원 부장판사, 창원지법 진주지원장, 서울지법 부장판사, 대전고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올해 춘천지법원장으로 승진했다. 재산은 올해 신고액 기준으로 약 4억3,500만원 정도.
앞서 대법관제청자문위는 19일 이 법원장을 비롯해 이상훈 법원행정처 차장과 이재홍 서울행정법원장, 이성보 청주지법원장 등 4명을 대법관 후보로 대법원장에 추천했다. 법원 관계자는 “이 법원장이 다른 후보에 비해 법관으로서 무색무취하다는 점이 오히려 장점으로 평가된 것 같다”며 “1년여 임기를 남겨둔 이용훈 대법원장 체제의 안정적 운영 및 청와대의 반대 가능성을 고려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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