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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산림과학대회 내달 23일 코엑스서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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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산림과학대회 내달 23일 코엑스서 개막

입력
2010.07.22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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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의 허파를 지켜라" 서울서 머리 맞댄다

해마다 축구장 160만개 면적의 산림이 없어지는 ‘지구의 허파’아마존, 남산 17개 규모의 산림이 사라지고 있는 한국. 이 같은 산림 파괴로 131년 만에 가장 뜨거웠다는 올 6월의 지구. 인간의 탐욕이 빚은 지구 온난화 문제를 인류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까. 전 세계의 산림, 임업, 환경전문가들이 모여 이 문제의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세계산림과학대회(IUFRO) 조직위원회(위원장 최완용 산림과학원장)는 8월23일 서울 코엑스에서 ‘제23차 세계산림과학대회 서울총회’가 개최된다고 22일 밝혔다. 산림ㆍ임업분야 세계 최대의 학술행사로, 전 세계 4,300여명의 산림ㆍ환경ㆍ경제전문가와 국제연합(UN) 등 국제기구 인사, 산림 관련 정부각료들이 참석한다.

이번 총회의 주제는 ‘사회와 환경, 그리고 지구의 미래를 위한 산림의 역할.’ 조직위 관계자는 “산림과학대회 역사상 최대 인원이 참석하고 최다 학술 논문이 발표된다”며 “기후변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산림의 역할과 지구촌 공동체의 협력과제가 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총회에서는 여성 최초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엘리노어 오스트롬 미 인디아나대 교수 등 세계적 석학 5명이 기조연설에 나선다. 서울총회를 통해 처음 방한하는 오스트롬 교수는 ‘산림자원의 지소가능한 관리를 통한 공동체의 역할’이라는 연설을 통해, 산림자원을 보존하기 위한 지구촌 공동체의 자율적인 협력을 촉구할 예정이다.

오스트롬 교수 외에도 피터 쇼 애슈턴 하버드대 명예교수는 ‘열대림의 재난 기록’에 대한 연설을 통해 열대림 파괴 역사에 종지부를 찍을 것을 강조한다. 우리나라의 고은 시인은‘숲은 짧고, 사막은 영원하다’는 주제로, 프란시즈 제이 세이모어 세계임업연구센터 원장은 ‘산림, 기후변화, 공동체의 진일보’에 대한 연설로 기후변화, 자원고갈 등의 에너지 위기, 생물다양성 감소 등 지구촌이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향을 제시한다.

총회기간 중에는 ‘산림과 기후변화’ ‘산림ㆍ인간건강ㆍ환경안보’ 등 9개 주제, 30여개 분야 총 2,085편의 논문이 발표된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산림의 비전을 엿볼 수 있는 ‘세계산림과학전시회’가 열리며, 참가자 전원이 오대산, 설악산 등 8개 산림코스에 참석하는 학술탐사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탐사 프로그램에서는 한국의 아름다움과 선진적인 산림이용 사례가 소개될 예정이다.

최완용 조직위원장은 “지구촌 최대 녹색축제로 불리는 이번 대회를 통해 산림 및 임업의 중요성이 세계인들에게 계기를 바란다”며 “세계 최단기 녹화성공 신화를 보유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녹색성장 국가브랜드를 세계 주요 20개국(G20) 서울정상회의 앞서 세계인들에게 홍보해 국가인지도를 더 높이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 최완용 국립산림과학원장

“한강의 기적도 높이 살만 하지만, 민둥산의 기적은 노벨상감입니다.”

다음달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산림과학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은 최완용(사진) 국립산림과학원장은 22일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한국을 ‘최단기 녹화 성공 모범국’으로 지정해놓고 있다”며 “이번 대회의 우리나라 조림 과학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와 6ㆍ25전쟁 이후 황폐해진 산림을 녹화하기 위해 1962년부터 조림에 착수, 2007년까지 총 108억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그 절반에 가까운 46억 그루가 1972년까지 10년 동안 식재됐다. 최 원장은 “굶주리면서까지 나무를 심은 나라는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드물다”며 “이번 세계산림과학대회를 통해 한국이 세계의 녹색성장 아이콘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산림녹화에 성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작 한국 산림의 가치는 평가절하된다. 40년생 이하의 나무가 산림의 87%에 달하는 등 경제적 가치가 떨어지는 수종이 대부분이기 때문. 하지만 최 원장의 “산사태, 홍수로 매년 극심한 몸살을 앓던 당시로선 최선의 선택이었고, 지금 그 효과가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벌겋게 맨 살을 드러내놓고 있는 땅에 뿌리를 내릴 수 있는 나무는 거의 없으며, 당시 심은 아까시나무나 리기다소나무 등이 땅을 비옥하게 한 덕분에 이제는 어떤 나무를 심어도 잘 자랄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산림과학원의 고민도 산림의 경제적 가치를 올리는 쪽에 맞춰져 있다. 최 원장은 “최근 한국의 산림은 경제적 가치가 높은 나무들로 세대 교체가 일어나 2005년 80㎥/ha이던 임목 축적이 지난해 103㎥/ha으로 급증했다”며 “앞으로 20~30년 정도 꾸준히 숲 가꾸기를 해나간다면 한국도 산림강국 대열에 들어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지목한 차세대 나무는 백합나무. 식목일이면 묘목이 없어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끄는 수종으로 ▦낙엽송이나 잣나무보다 성장속도가 2배 이상 빠르고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비슷한 수령의 소나무보다 3배 이상 높아 경제적 가치가 뛰어나다.

분단돼 있지만 철책선 너머 황폐한 북한의 산림도 최 원장의 관심 영역이다. 그는 “남한 면적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84만ha가 조림대상이어서 큰 규모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할 수 있다”며 “대북 조림사업은 남북이 윈-윈 할 수 있는 사업인 만큼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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