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의 글로벌 아웃소싱이 인도 필리핀 등 신흥국의 영어사용자를 채용하는 것이라면, 일본 기업들은 자국인을 해외에 파견하는 독자적 방식의 아웃소싱을 늘려가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자국 내 화이트컬러 직장인을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등 해외로 송출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기업은 직접 고용이 아닌 아웃소싱 전문회사를 통해 인력을 조달 받아 현지고용 일본인의 인건비를 크게 줄이고 있다.
트랜스코스모스, 마스터피스 등 일본 아웃소싱 전문회사들은 방콕, 베이징, 홍콩, 타이베이 등에 사무실을 차리고 데이터 입력, 기술지원, 콜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에서 일본인 채용이 늘고 있는 것은 일본어에 능통한 외국인을 고용하는 것보다 일본 고유의 예의범절을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일본에 비해 싼 임금도 중요한 이유다. 실제 트랜스코스모스 방콕지사 직원의 초임은 태국돈으로 3만바트(약 112만원) 가량. 일본 기업의 대졸자 평균 초임이 22만엔(약 300만원)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한참 못 미치는 액수다.
일본의 젊은이들이 적은 임금에도 불구, 해외진출을 감행하는 이유는 장기 불황에 따른 높은 실업률 때문이다. 실제 일본은 5월 한달 동안 24만명의 신규실업자가 발생했고, 실업률도 5.2%에 달한다.
하지만 현지에서 낮은 임금으로 일한다고 해서 만족도가 낮은 것은 아니다. 나토리 아카네(28)씨는 “일본에 비해 받는 월급은 낮아졌지만 집세, 물가가 싸 생활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 오히려 저축하는 여유까지 생겼다”고 말했다.
실제 트랜스코스모스 방콕지사에 근무하는 일본인은 2008년 말 60명에서 현재 170명으로 늘었다. 무라마쓰 타쓰히토 지사장은 “향후 500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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