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성 약사 납치살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성북경찰서는 21일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의 동종 전과자 두 명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검거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이 자동차 기름을 넣었던 과천 G주유소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동종 전과자들을 조사하던 중 인상 착의가 유사하고 2인조로 활동하며 동일한 수법을 사용한 용의자의 신원을 확인, 뒤를 쫓고 있다”고 말했다. 목격자는 피해자 차량을 운전한 범인의 팔에 새겨진 문신 등 인상 착의와 특이점을 또렷하게 기억해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해자 한모(48)씨가 16일 오후 11시43분 목동의 H 대형마트에서 나와 4㎞ 떨어진 양천구 신정동 자신의 아파트 앞 주차장에서 자정 전후에 납치당한 것으로 보고 동종 수법의 전과자를 중심으로 수사해왔다. 당시 한씨는 경기 광명시에 있는 약국에서 퇴근해 집으로 돌아온 뒤 차를 몰고 나가 H 대형마트 등 두 곳에서 1시간 넘게 가족모임을 위한 장을 보고 귀가하는 길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운행 중에 납치됐다기보다는 인적이 드문 자신의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서 주차 직후 납치돼 30분 이내에 살해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과거에도 인근에서 비슷한 범행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피해 차량 외부에 사고 흔적 등 강제로 차를 세운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한씨의 아파트에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된 지하주차장이 있었지만 그날 한씨 차량의 출입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한편 이번 사건의 용의자들은 17일 오전 1시54분 경기 과천시의 한 주유소에서 한씨의 카드를 사용하는 대범함을 보였다. 용의자들은 이 곳에서 주유비로 1만원을 결제하고 별도로 1만9,000원어치의 기름을 사 오전 3시께 서울 성북구 길음동 공터에서 한씨의 차량을 불태운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용의자들이 이에 앞서 이날 0시30분 시신 유기장소 인근 광명IC를 지나는 장면과 오전 1시30분께 안양시내의 도로에서 과천 쪽으로 이동하는 장면이 담긴 CCTV도 확보했다. 경찰은 “(시신 유기 장소 주변) 광명역 인근 CCTV는 마침 공사 중이라 작동하지 않았지만 오전 1시 전후로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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