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1일 강용석 의원의 성희롱 발언 파문을 조기 진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반면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희대의 성스캔들’로 규정하며 파문 확산을 시도했다.
한나라당은 이번 사태가 7ㆍ28 재보선에 대형 악재가 될 것을 우려하며 자성과 재발 방지를 강조했다. 강 의원 제명이라는 초강수를 둔 데 이어 이날 안상수 대표가 사과했다. 안 대표는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강 의원 발언과 관련한 보도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송구스럽다”며 “앞으로 한나라당은 성희롱 문제에 대해 더욱 단호한 조치를 취하고 기강을 확립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나경원 최고위원도 “한나라당은 자중하고 또 자중해야 한다”며 “다시는 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적절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안의 성격상 서둘러 진화하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지도부가 모두 나선 것이다.
다만 홍준표 최고위원은 “당의 (제명) 결정은 아주 시의적절했다”면서도 “민주당 지방자치단체장 중 강 의원보다 더 심한, 성희롱을 넘어서는 나쁜 짓을 한 단체장이 있는 것으로 안다. 민주당도 조속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촉구한다”고 민주당을 겨냥했다. 홍 최고위원의 언급은 이강수 전북 고창군수가 계약직 여성 공무원에게 ‘누드사진을 찍을 생각이 없느냐’고 말하는 등 성희롱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민주당은 강 의원과 한나라당을 맹비난하며 쟁점화에 나섰다. 이번 사태를 재보선과도 연결시켰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ㆍ장상 후보 선대위 연석회의에서 “남자인 내가 들어도 역겨운 엽기적인 성스캔들”이라며 “대통령 부부까지 여당 국회의원에 의해 성희롱에 동원됐다면 패륜적 성스캔들이자, 대한민국 역사상 희대의 성스캔들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또 “단순한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한나라당은 토양이 그런 정당”이라며 “이번 사건이 재보선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은 차떼기당, 병역기피당, 성희롱당”이라며 “성희롱당에서 공천받은 후보가 선택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미경 사무총장은 “강 의원의 성희롱 발언은 엽기적이고 충격적”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의 후보 시절 ‘마사지걸’ 발언 등 계속되는 (유사한) 사고가 있었음에도 한나라당은 제대로 교육하고 철저히 징계했느냐”고 따졌다. 이 총장은 “강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한나라당은 통렬하게 반성하고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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