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의 소리 자극 없이 귓속이나 머릿속에서 소리가 느껴지는 것을 이명(耳鳴)이라고 한다. 가늘고 약한 “삐~”하는 소리나 바람소리 같은 웅웅거림, 날카로운 고음, 벌레 울음소리, 딱딱거리는 소리 등 불규칙한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이명은 평소 잘 느끼지 못하다가도 주변이 조용해지면 그 강도가 세지기도 한다. 심하면 사회생활에 영향을 주거나 자살 충동 등과 같은 극단적인 정신장애를 일으킨다.
하지만 이명은 쉽게 치료되지 않는 질환이다. 여러 가지 치료가 시도되고 있지만 성공률이 5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이명의 발생위치나 메커니즘이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을지병원 이명클리닉에서 실시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발병 3개월 이내의 급성 이명의 경우 치료경과가 매우 우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심현준 을지병원 이명클리닉 교수가 최근 6개월간 발병 3개월 이내의 급성 이명 환자 154명의 치료 결과를 분석한 결과, 70.8%(109명)에서 확실한 호전을 보였고, 특히 호전을 보인 환자 중 18.2%(28명)는 이명이 완전히 사라졌다.
심 교수는 “이명이 완전히 없어진 경우가 18.2%나 되는 것은 특히 고무적인 결과”라며 “급성 이명을 적극적으로 치료한다면 만성 이명으로 악화하는 것을 상당히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발병 3개월 이내의 급성 이명은 초고주파 순음청력검사와 이음향방사검사 등을 시행한 결과, 그 원인이 90% 이상 달팽이관 손상에 의해 유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 시기에 달팽이관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상당수 호전돼 만성 이명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달팽이관 치료는 고막 내 스테로이드 주사와 적극적인 약물치료를 병행하게 되는데 돌발성 난청의 치료와 비슷하다. 이는 급성 이명과 돌발성 난청의 발병 메커니즘이 여러 원인에 의한 달팽이관 손상이기 때문이다. 고막 내 스테로이드 주사는 전신적인 스테로이드 부작용 염려가 없으며, 달팽이관에 약물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미 돌발성 난청 치료에 널리 쓰이고 있다.
그러나 달팽이관 손상을 3개월 이상 방치하면 척수와 뇌에 있는 청각 중추도 변성이 돼 만성 이명으로 악화한다. 만성 이명이 되면 치료가 어렵고 치료기간도 오래 걸린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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