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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숭숭한 경남 7골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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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숭숭한 경남 7골 먹었다

입력
2010.07.21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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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한국 축구를 이끌 조광래 감독의 희비가 극명히 엇갈린 하루였다.

조광래 경남 감독은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된 영예로운 날 패전의 고배를 들었다.

조 감독은 21일 오전 열린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대표팀 차기 감독에 추대됐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2010 하나은행 FA컵 16강전에서는 전남에 4-7로 역전패했다.

벤치에 앉은 조 감독의 얼굴은 경기 내내 밝지 못했다.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된 기쁨보다는 소속팀 경남에 대한 미안함과 당분간 ‘두 집 살림’을 해야 하는 부담감이 표정에 묻어났다.

조 감독은 김주영, 윤빛가람, 이용래, 김동찬 등 정예 멤버를 출전시키며 승리에 의지를 보였다. 경남은 전반 25분 김영우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지만 지동원과 슈바, 인디오가 선봉에 선 전남의 파상 공세 앞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역전패했다.

조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선임, 그리고 겸직 기간에 따른 대한축구협회와 경남의 견해 차로 인해 팀 분위기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 듯 하다. 조 감독은 당초 경남과의 계약 기간인 올 시즌까지는 ‘겸임 감독’으로 대표팀을 이끌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는 “9월까지는 겸임을 허용할 수 있지만 그 이후로는 곤란하다”고 선을 그었다. 조 감독의 거취 문제가 확실하게 매듭지어질 때까지 경남은 뒤숭숭한 분위기일 수밖에 없다.

경남은 이날 전에 없이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후반 들어 수비 조직력이 일시에 무너졌다. 경남은 전반전을 2-1로 마쳤지만 후반 들어 전남에 여섯 골을 내주며 대패했다. 후반 시작 휘슬이 울리자마자 지동원의 동점포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전남은 후반 13분 슈바의 골을 시작으로 6분간 잇달아 세 골을 터트리며 경남을 녹다운시켰다.

경남은 후반 22분 루시오의 만회골로 추격에 나섰지만 전남은 후반 30분 슈바, 후반 41분 지동원의 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골 폭죽이 터진 이날 1경기에서 한 명도 달성하기 어려운 해트트릭을 루시오(경남)와 지동원(전남)이 나란히 달성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한편 부산은 서울을 2-1로 제압했고, 성남은 대전을 3-0으로 눌렀다. 전북은 강릉시청을 2-1로, 제주는 울산을 1-0으로, 광주는 연장전 끝에 포항을 2-1로 각각 이겨 8강에 진출했다. 내셔널리그 3개 팀 모두 프로팀에 무릎을 꿇으면서 ‘아마추어의 반란’은 16강까지였다.

창원=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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