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재오 후보의 낙선 운동을 펴고 있는 정광용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장이 “선거관리위원회가 나를 표적조사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선관위 내부 문건을 폭로했다.
정 회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어제 오후 박사모 경남회원 수명이 경남 모 선관위에서 조사를 받다가 선관위 안에 돌아다니는 선관위 내부 문건을 입수했다”며 7쪽짜리 문건을 공개했다.
‘박사모 조사 방향(중앙 지시사항)’이라는 제목의 해당 문건에는 ‘사안이 심각하다. 박사모 조치해야 한다. 대충 조사하는 일이 없도록 강조해서 전달하기 바람’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또 조치 방향과 관련해선 ‘정광용과 4개 지부장을 지시 및 통모하여 낙선운동을 한 것으로 엮어 고발 검토’라는 문구가 나온다. 문건에는 또 “그 동안 각종 선거에 개입한 박사모가 더 이상 우리 위원회를 우습게 보지 않도록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강도 높게 조사해 조치할 것을 주문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정 회장은 “조사도 하기 전에 죄가 있는 것처럼 예단해 처벌할 것을 지시하고 ‘엮어’라는 표현까지 사용한 것은 감정적인 청부수사, 표적수사라는 의미”라며 검찰 고발 방침을 밝혔다.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측은 이날 “박사모의 선거법 위반혐의에 대한 조사계획을 수립한 것”이라며 문건작성 사실을 인정한 뒤 “다만 담당자가 다소 정제되지 않은 표현을 사용한 것은 유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친박근혜’ 성향으로 알려진 정 회장은 이날 민주당 전현희 원내대변인의 소개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가져 이재오 후보 낙선을 위해 민주당과 협력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