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성폭행 김수철 공판 "지은 죄 너무 커 심판 두렵다"

여자 초등학생을 납치ㆍ성폭행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수철(45)은 21일 “제가 지은 죄가 너무 커 국민에게 받을 심판이 두렵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지상목)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김은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지은 죄를 뉘우치고 있다. 피해자 부모에게 너무 큰 죄를 지었다”며 이같이 답했다.

40여분간 진행된 재판 내내 김은 고개를 들지 못하고 대부분의 범죄 사실을 인정했다. 김은 그러나 “어려서부터 부모님 없이 자라 사회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쇼생크 탈출’영화처럼 사회생활 적응에 실패했다” “(동거한 가출 청소년이) 스물 살이 되면 결혼하려고 했다”는 등 자신의 처지를 변명하면서 형량을 낮춰보려는 의도를 내비쳤다. 경찰관을 다치게 한 부분에 대해서도 “죽으려 한 마당에 해칠 마음이 있었겠느냐”고 고의성을 부인했다. 재판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다음달 9일 재판을 마치겠다고 밝혔다.

한편, 26일부터 ‘DNA 신원확인정보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DNA법)이 시행됨에 따라 조두순ㆍ김수철 등 흉악범의 DNA가 영구 보관된다. 경찰은 DNA법이 시행되면 재범 우려와 피해 정도가 커 구속영장이 발부된 살인, 강간ㆍ성추행, 강도 등 11개 주요범죄 피의자의 DNA를 채취한 뒤 신원확인정보로 변환해 영구 보관할 계획이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