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은 외교ㆍ국방장관(일명 2+2)회의에서 안보 협력의 초점을 확고한 대북 억지에 맞췄다. 천안함 사태 이후 북한이 추가 도발을 시도할 경우 모든 군사적 수단을 동원해 강력하게 응징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에 한국에 대한 추가 공격이나 적대 행위를 삼갈 것을 촉구하고 어떠한 종류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서도 심각한 결과가 따를 것임을 강조한다”고 적시했다. 공동성명임에도 외교적 언사를 배제하고 유사시 군사 보복 가능성을 전면에 내세워 북한에 직설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한미 양국은 2006년 이후 확장적 억지라는 개념을 통해 대북 안보 태세를 강조해 왔다. 핵무기를 포함해 다양한 북한의 군사 위협에 공동으로 대처한다는 취지다. 이번 회담도 확장적 억지의 연장선상에 있지만 천안함 사태로 대응 조치는 한층 구체화했다.
핵심은 다음 주 동해 훈련을 시작으로 펼쳐지는 일련의 연합해상훈련이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이날 회담 후 브리핑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있는데 이를 억지하려면 먼저 우리가 위협받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며 “양국은 군사훈련을 동ㆍ서해에서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안보 협력의 무게중심이 군사훈련을 통해 다양한 대북 무력시위를 펼치는 쪽으로 이동할 수 있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미국이 이번 훈련에 항공모함과 최신예 F_22전투기 등을 투입한 것도 그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연합훈련에 대한 중국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북한의 위협을 강조했다는 분석도 있다.
양국은 이밖에 2015년 12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따른 전략동맹2015를 10월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완성키로 합의했다. 전시작전권 전환 시기는 늦췄지만 양국의 미래 안보 비전은 문제없이 완성되고 있다는 얘기다. 양국은 또 공동성명에서 “동북아 지역의 안보 환경에서 한미 동맹이 새로운 도전들에 대처하기 위해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방안 등에 논의했다”고 밝혔다. 원론적 차원의 협력을 강조한 것이겠지만 일부에서는 “한국이 미사일방어체제(MD)에 참여할 여지를 남긴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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