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에서 휘발유를 태우는 대신 전기모터로 달리는 전기차가 세계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조짐이다. 지금까지는 엔진이 연비와 출력 등 자동차 성능의 핵심 요소였고 이 부문에서 앞선 일본 도요타와 독일 BMW 등이 주도권을 쥐었으나, 모터로 구동하는 전기차 시대에는 더 이상 엔진 차별화가 불가능하기 때문.
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GM과 혼다, 현대ㆍ기아차 등이 달라진 환경에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화학의 배터리를 장착한 GM볼트는 올 11월 시판 예정인데, 이 차는 가정용 전원으로 충전이 가능하며 배터리만으로 64㎞를 달릴 수 있다. 현대차도 다음달 15일 양산형 전기차 30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하이브리드 차량에 경쟁에서 도요타에 뒤진 혼다도 2012년부터 가정용 전원으로 충전할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과 전기차(EV)를 미국 시장에 내놓겠다고 20일발표했다. 혼다의 전기차는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방식보다 기술적으로 한 단계 진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벤츠나 BMW와는 달리 대중적 이미지로 각인된 독일 폴크스바겐도 2018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율을 3%로 높일 계획이다. 마르틴 빈터코른 폴크스바겐 회장은 “2018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차량의 판매 비율을 3%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는 얼마나 좋은 배터리를 얼마나 싸게 확보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이라며 전기차가 글로벌 업계의 판도 변화를 초래할 것임을 암시했다.
반면 우수한 엔진성능을 자랑하던 벤츠, BMW 등 기존 프리미엄 업체와 하이브리드 차량에 올인한 도요타는 뾰족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21일 방한한 군터 지만 BMW 아시아ㆍ오세아니아ㆍ남아공지역 사장은 전기차 시대에 따른 대응방안을 묻는 질문에 분명한 답을 제시하지 못한 채 “기존 프리미엄의 개념을 안전성 등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시대에는 기존 프리미엄 업체의 강점이 사라진다고 보면 된다"며 “전기차 시대에는 새로운 디자인과 시장의 기호를 선점하는 업체가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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