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미 양국의 외교ㆍ국방장관(2+2) 회의에서 관심을 모았던 의제 중 하나가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 하지만 공동성명에는 ‘한ㆍ미 FTA의 최상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지난달 토론토에서 양 정상이 논의한 바와 같이 비준을 위해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는 선언적인 문구가 담기는데 그쳤다.
물론 ‘최상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는 문구만으로도 두 나라의 한ㆍ미 FTA 비준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반영했다는 평가도 가능하지만, 두어 걸음 진전을 예상했던 당초 기대에는 못 미친다는 것이 중론. 미국 측의 요청에 따라 쟁점 현안에 대한 양국의 실무협의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담기엔 부담스러웠을 거란 관측이다.
양국은 ‘비준을 위해 노력해 나간다’고 했지만, 협상 전망이 썩 밝지만은 않다. 자동차와 농업 지역을 지역구로 하는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최근 한ㆍ미 FTA 원안 비준에 우려를 표명하는 서한을 백악관에 전달한 상태. 실무협상에서 쇠고기, 자동차 등에 대한 미국측 압력이 상당히 거셀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 입장에서도 민감한 품목에 대해 일방적인 양보를 했다가는 또 다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될 수도 있는 처지. 이번 공동성명의 합의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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