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29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한국 유소년 축구가 발전하려면 지도자들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쓴 소리를 했다. 21일 명지대 용인 자연캠퍼스 명진당에서 교수, 체육학부 학생, 대학원생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 유소년 축구의 발전 방향’이라는 주제의 세미나 발표장에서다. 2007년 2월 명지대 체육학과를 졸업한 박지성은 올 3월 대학원 체육학과 석사과정에 입학했다.
흰색 셔츠의 정장 차림으로 나온 박지성은 유럽에서 지켜본 선진 유소년 축구시스템을 소개하며 한국 유소년 축구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유럽처럼 한국의 학생 선수들도 일주일에 많아야 두세 번 운동하게 하는 등 학업과 운동을 적절히 병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축구 지도자들의 인식변화가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는 식의 지금 교육은 유소년 선수의 창의적 플레이를 막는다. 어린 선수들이 스스로 축구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감독의 구타행위는 유럽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코치진의 뜻에 선수가 무조건 따라야 하는 구조적 문제를 고치는 게 가장 시급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학부모들의 마음가짐도 변해야 한다”면서 “꼭 운동으로 성공해야 한다는 것과 운동은 공부를 못하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변해야 유소년 축구가 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미나 직후 박지성은 아버지 박성종씨의 이름으로 명지대에 기부금 3,000만원을 전달했다. 그는 유소년 선수들을 위해 24일 수원에 문을 여는 ‘박지성축구센터’ 준공식에 참석한 뒤 26일 출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10∼11시즌 준비에 들어간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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