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 방식을 둘러싼 사업주체간 갈등으로 좌초 위기에 내몰린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의 일부 출자사들이 21일 시공사 지급보증과 자본금 증자 등을 골자로 한 긴급 중재안을 제시했다. 토지소유자이자 사업 최대 주주인 코레일과 건설투자자(CI)들이 만약 중재안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용산프로젝트는 극적으로 본궤도 진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21일 용산역세권개발사업 출자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투자㈜에 따르면 롯데관광개발, KB자산운용, 푸르덴셜 등 코레일을 제외한 민간 최대출자 3개사는 22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시공사의 9,500억원 지급보증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위한 코레일의 담보 제공 ▦30개 전체 출자사들의 지분별 자본금 증자 3,000억원 등을 담은 중재안을 마련했다. 이들은 다음달 6일까지 출자사별로 수용 여부를 결정해 줄 것을 요청키로 했다.
중재안에 따르면 우선 삼성물산 등 17개 CI는 내년까지 필요한 자금 2조원의 절반 수준인 9,500억원을 지급보증하고, 보증시기도 올해 3분기부터 2012년 1분기까지 분기별로 5회로 나눠 순차적으로 보증하도록 했다. 당초 2조원에 대한 지급보증을 요구한 FIㆍSI의 요구와 이를 거부한 CI의 입장을 절충한 것이다.
코레일에 대해서는 ABS를 발행할 수 있도록 토지대금을 담보로 제공해 줄 것을 요구했다. 담보규모는 계약금 8,000억원을 포함해 내년까지 내야 할 토지대금 1조8,234억원이다. 30개 전체 출자사가 지분별로 3,000억원을 증자하는 안도 포함됐다.
향후 관건은 코레일과 CI의 중재안 수용 여부. 이번 안은 계약해지가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에서 FIㆍSIㆍCI의 입장을 절충한 만큼 출자사들이 한발씩 양보해 받아들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낙관할 수 만도 없어 보인다. 당장 코레일이 내년까지 받아야 할 토지대금 전액(1조8,234억원)을 담보로 제공하는 데 대해 다소 부정적인 입장이다. CI들도 용적률 상향이 빠진 것과, 증자 규모가3,000억원에 불과한 점에 대해 불만스러운 입장이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이번 중재안은 30개 출자사가 모두 고통을 분담하고 서로 양보하는 취지로 나온 것”이라 “사업 정상화를 위해서는 참여업체 모두 일정부분 희생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만큼, 세부 내용에 대한 불만들은 상호 조율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