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부부 사이에서 백인 아기가 태어나는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영국 타블로이드 일간지 ‘더 선’은 흑인인 나이지리아계 영국인 부부가 뽀얀 피부에 금발머리, 푸른 눈동자를 가진 딸을 출산했다고 2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런던 남부 울위치에 거주하는 안젤라 이헤그보로(35)는 16일 퀸매리 병원에서 백인 여아 ‘음마치’를 출산했다. 5년 전 고향인 나이지리아에서 영국으로 이주한 그의 남편 벤(44)도 태어난 아이를 보고 크게 당혹스러웠다. 그는 “우리 부부도 아기를 보고 한동안 그저 멍하니 바라만 봤다”고 말했다. 부부가 먼저 나은 아들과 딸은 모두 흑인이다.
의료진과 전문가들도 특이한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지 난감해하고 있다. 아이가 멜라닌을 생성하는 멜라닌세포가 선천적으로 결핍된 피부백색증(알비노)일 가능성은 없다고 병원측은 밝혔다.
옥스퍼드대 인간유전학 분야의 권위자인 브라이언 사익스 교수는 “부모 양쪽 모두 백인 조상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선대에 백인의 피가 섞인 흑인 부부가 간혹 피부색이 옅은 아이를 낳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알 수 없는 다른 유전적 변이가 발생했다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개연성 있는 설명”이라면서도 “그렇더라도 아기의 모발까지 금발인 것은 극히 이례적인 사례”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벤은 “백인 조상이 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부부는 “딸은 기적의 아이다. 피부색은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며 ‘음마치’(나이지리아 어로 신의 아름다움이란 뜻)란 이름을 지어주고 예쁘게 키울 것을 다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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