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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교육감협의회장에 보수 성향의 나근형 인천교육감

입력
2010.07.2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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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에 보수성향의 나근형(71) 인천시교육감이 추대됐다.

이달부터 임기를 시작한 전국 16개 시도교육감(11월 취임하는 광주는 제외)들은 20일 충북 단양에서 취임 후 첫 협의회를 열어 나 교육감을 만장일치 형식으로 회장에 선출했다.

2명의 부회장엔 진보 성향의 민병희 강원도교육감과 보수 성향의 고영진 경남도교육감이 뽑혀 균형을 이뤘고, 감사엔 양성언 제주도교육감이 선출됐다.

나 교육감은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2008년 1월 취임), 설동근 전 부산시교육감(2009년 10월 취임)에 이어 3대 회장을 맡게 됐다. 나 교육감은 서울대 사대를 졸업한 뒤 인천시교육청 중등장학과장, 인일여고 교장을 역임했고, 2001년 인천시교육감에 당선된 이후 3선에 성공했다.

교육감 협의회는 그동안 친목 모임 성격이 강했지만 지난달 지방선거에서 진보 교육감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위상과 역할 변경이 점쳐지고 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등 진보 교육감들은 “교육감협의회를 통해 교육과학기술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등과 교육 현안에 대해 협의하고, 필요하다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여서 첫 수장에 관심이 모아졌었다.

보수 성향의 교육감 9명과 진보 성향의 교육감 6명이 참석한 이날 협의회에선 1시간 동안 논의를 거친 끝에 나 교육감을 추대했다. 회장 후보로 나 교육감과 곽 교육감이 거론됐지만 나 교육감이 71세로 최고령인데다 3선인 점이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곽 교육감은 예상과 달리 나 교육감을 회장으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회 사무국은 보수-진보 성향 교육감들의 의견이 엇갈릴 것에 대비해 투표함까지 마련했으나 결국 관례대로 회장은 합의 추대됐다. 협의회 관계자는 “표결까지 갈 경우 자칫 교육감 간의 갈등이 부각될 우려가 있어 격론 끝에 합의 추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 교육계 인사는 곽 교육감이 나 교육감을 추천하는 등 진보교육감 쪽에서 사실상 회장직을 양보한 것에 대해 “정부와의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보수교육감을 내세워 협의회의 위상을 끌어올리려는 목적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단양=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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