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KAL) 858기 폭파범 김현희(48)씨가 일본 정부 초청으로 20일 도쿄(東京) 하네다(羽田)공항에 도착해 3박4일 방일 일정에 들어갔다. 김씨의 해외 방문은 1987년 대한항공 폭파사건 이후 처음이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오전 4시께 일본 정부가 마련한 전세기로 하네다 공항에 도착해 도쿄 인근 나가노(長野)현 가루이자와마치(輕井澤町)의 하토야마(鳩山) 전 총리 별장으로 이동했다. 대북한 관계에서 납치를 핵ㆍ미사일 못지 않게 중요하게 여기는 일본 언론들은 이날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김씨의 이동을 중계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김씨는 이날 오후 북한에서 자신에게 일본어를 가르쳤던 일본인 납치피해자 다구치 야에코(田口八重子)씨 가족과 만났다.
김씨는 21일 일본인 납치피해자를 상징하는 요코다(橫田) 메구미씨의 부모도 만날 예정이다. 중학교 1학년이던 1977년 니가타(新潟)시에서 실종된 요코다씨에 대해 북한은 2002년 방북한 고이즈미(小泉) 전 총리에게 납치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요코다씨가 1993년 딸을 낳은 뒤 숨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와 피해자 가족은 북한의 설명을 믿을 수 없다며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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