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에 부는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다. 최근 한나라당 전당대회 결과와 당청(黨靑) 인사를 보면 40대 후반 또는 50대 초반의 '4후(後)5초(初)'세대 인사들이 중책을 맡는 현상을 뚜렷하게 감지할 수 있다.
한나라당이 6ㆍ2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뒤 소장파들이 쇄신책으로 요구한 '리더십 세대교체론'과 이명박 대통령이 대국민연설을 통해 강조한 '젊은 정당론'이 그 동력이 됐다. 이 대통령은 6월14일 대국민연설에서 "시대를 주도하는 젊고 활력 있는 정당으로 변모할 수 있도록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여당에 부는 세대교체 바람의 강도가 더욱 세다. 14일 전당대회에서 47세인 나경원 최고위원과 53세인 정두언 최고위원이 각각 3, 4위로 당선된 것은 단적인 예다. 이에 따라 당 선출직 최고위원 5명의 평균 연령은 정몽준 전 대표 체제 때 59세에서 이번 안상수 대표 체제에선 55.6세로 젊어졌다. 여기에 46세인 원희룡 의원이 19일 당 사무총장에 내정된 것은 세대교체 바람을 더욱 실감케 했다. '40대 집권여당 사무총장'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나 최고위원, 원 총장과 47세인 한나라당 조해진 대변인은 모두 서울대 법대 82학번이다. 또 조 대변인과 함께 공동 대변인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 이두아 의원이나 배은희 의원은 각각 39세와 51세여서 당의 '입' 역시 젊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청와대 핵심 인사들도 젊어졌다.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은 각각 54세와 50세다. 두 사람 모두 3선 국회의원 출신이다. 임 실장은 전임자인 정정길 전 실장보다 14세나 젊다. 이명박 대통령은 개각에서도 '4후 5초'세대 인사를 일부 기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해진 대변인 등이 입각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것은 그런 맥락이다. '젊은 당정청'이란 이미지는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좋은 카드이기 때문이다. 또 이들은 차기 대선주자들의 경쟁을 제어하는 역할도 맡게 될 가능성이 있다.
여권 세대교체의 주역들 중 대부분은 계파색이 옅으면서 합리성과 실무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이들이 '한나라당의 미래'가 될 것에 대한 여권의 기대가 높다. 그러나 단지 젊다는 것 외에 새로운 리더십과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세대교체는 실패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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