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도 '괴물' 류현진(한화)을 막지 못했다.
21일 롯데-한화전이 열린 대전구장. 0-0으로 맞선 한화의 3회말 공격 때 장대비가 쏟아졌다. 심판진은 7시5분께 경기 중단을 선언했고 24분이 흐른 7시29분 경기를 속개했다.
3회까지 무실점을 기록한 류현진은 경기 중단이 반갑지 않았다. 실제로 류현진은 2006년 데뷔 후 우천으로 중단됐다가 재개된 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징크스를 겪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4회 이후에도 눈부신 피칭으로 폭우 속에서도 자리를 지킨 홈 팬들에게 시즌 3번째(개인 통산 8번째) 완봉승을 선물했다. 류현진은 9이닝 5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완투승은 시즌 5번째이자 개인 18번째.
이로써 지난 6월 27일 대전 LG전 이후 5연승이자 롯데전 3연승을 거둔 류현진은 시즌 13승(4패)째를 올리며 SK 김광현, 두산 히메네스(이상 12승)를 밀어내고 이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또 평균 자책점(1.57), 탈삼진(147개)에서도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류현진은 다승과 평균자책점, 탈삼진에서 모두 1위로 나서면서 2006년 이후 생애 두 번째 '트리플 크라운'을 바라보게 됐다. 또 올시즌 등판한 19경기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시즌부터는 25경기 연속 QS 행진.
경기 전 류현진은 롯데 타선을 경계했다. 지난 6월 22일 롯데전에서 2-0으로 앞선 9회 1사 후 가르시아에게 통한의 동점 투런포를 얻어 맞고 완봉승을 눈앞에서 놓친 뼈아픈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이날 큰 것을 얻어 맞지 않기 위해 제구에 역점을 뒀다.
그러나 류현진은 이번에도 1-0의 살얼음판 리드를 지키던 9회 1사 1ㆍ3루의 최대 위기를 맞았다. 다음 타자는 리그 양대 거포인 3번 홍성흔과 4번 이대호. 하지만 류현진은 홍성흔을 볼카운트 1-2에서 2루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이어 2006년 이후 4년 만에 투ㆍ타 동반 트리플 크라운을 노리는 4번 이대호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포효했다.
류현진은 경기 후 "9회 마지막에 진짜로 떨렸다. 저번 롯데전에서 완봉승을 놓쳐 아쉬웠는데 오늘 이겨서 두 배로 좋다"며 "중간에 비가 와서 내심 걱정했는데 잘 풀렸다. 올해는 전 경기 퀄리티 스타트를 목표로 세웠고, 다승왕 경쟁은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광주에서는 KIA가 좌완 에이스 양현종의 7이닝 5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12승) 호투를 앞세워 삼성을 5-0으로 꺾고 5연패에서 탈출했다. 잠실에서는 두산이 LG를 6-4로 물리치고 3연승을 달렸다. 두산 선발 김선우는 5와3분의1이닝 3실점 호투로 2년 만에 두 자릿수 승수를 챙겼고, 마무리 이용찬은 2년 연속 2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목동에서는 넥센이 선두 SK를 완파하고 연패에서 벗어났다.
광주=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목동=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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