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첫 외교ㆍ국방장관회의(2+2회의)는 상징성이나 실질적인 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금까지 연례적인 안보협의회 차원의 국방장관 회담과 전략대화 차원의 외교장관회담은 수시로 열렸지만 미ㆍ일, 미ㆍ중의 경우처럼 외교ㆍ국방 수장이 한 자리에서 전략 대화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 양국간 전략대화 형식을 격상하고 제도화하는 수순이라고 할 만하다. 6ㆍ25 발발 60주년이라는 시기적 상징성에 더해 천안함 사건 등으로 한반도 상황이 고비를 맞고 있는 때에 개최된다는 점에서도 뜻이 깊다고 하겠다.
이번 회의에서는 한미동맹의 과거를 평가하고 지난해 양국 정상이 채택한 ‘한미동맹 미래비전’을 토대로 양국의 동맹관계를 다지는 방안을 주로 논의할 것이라고 한다. 최근 동북아의 국제정치안보 지형이 변동 조짐을 보이는 국면에서 한미동맹의 위상을 새롭게 돌아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2015년으로 연기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점과 관련한 후속조치도 주요 논의 사항이다.
그러나 최대 관심사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유엔안보리 의장 성명 이후 한미 양국의 대북 접근 전략의 방향이다. 일부에서는 6자회담 재개와 한반도 안정을 위한 조기 출구전략 마련의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한다. 그러나 양국은 당장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기보다는 북한에 도발 자제와 비핵화의 진정성을 촉구하는 데 역점을 두는 분위기다. 천안함 도발에 대한 강력한 경고인 한미연합 해상훈련의 시기와 규모, 장소를 이번 회의에서 결정한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없이 천안함 도발의 책임을 회피하고 얼렁뚱땅 대화국면으로 빠져 나가려 하는 상황에서 북한의 대화공세에 쉽게 말려들 수는 없는 만큼 진지한 태도 변화를 보이도록 압박하는 것은 필요하다. 다만, 제재와 압박만으로 북한이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도 그간의 경험이 말해준다. 압박과 대화 중 양자택일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효율적인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한미 양국의 첫 2+2회의는 바로 그 같은 효율적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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