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알까기’가 시청자의 웃음보를 점화할 수 있을까.
개그 프로그램들이 스탠딩 콘서트 형식 공개녹화 코미디 일색에서 다양화하고 있다. 1999년 KBS ‘개그콘서트’가 시작된 이후 몇 차례 시청률 부침에도 불구하고 개그 프로그램의 대세는 공개 코미디였다. 널따란 공연장 같은 무대에 연극적 요소가 가미된, 돌발적이고 왁자한 웃음의 코드가 공식. 하지만 이번 여름 색다른 느낌의 코미디들이 시작됐다.
‘하땅사’ 폐지 이후 두 달 동안 코미디가 사라졌던 MBC에서는 25일부터 새 예능 프로그램 ‘꿀단지’를 방송한다. ‘놀러와’ ‘무한도전’ ‘황금어장’ 등을 기획한 여운혁 CP가 제작에 참여한 프로그램으로 연애, 속마음, 가족, 초자연적 현상 등을 소재로 삼는 콩트 형식의 코미디다. 달고나 맛이 나는 제목처럼 콘셉트는 뚜렷한 복고 코드인데, 비공개 형식으로 제작돼 예전처럼 방청석의 떠들썩한 반응은 더 이상 볼 수 없다.
제작진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예능 프로그램 전체가 코미디화하고 있지만 프로그램의 다양성 측면에서 정통 코미디의 부활은 가치 있다”며 “콩트 형식은 연출자의 의도를 발휘할 수 있는 만큼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양락이 트로트 가수 홍진영과 함께 진행하는 ‘2010 알까기 제왕전’은 기억 속에 묻혀 있던 키들거림을 다시 캐내는 코너. 가수 하춘화가 김미려 등과 함께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를 패러디하는 ‘하춘화의 시’, 노사연 이무송 부부가 출연하는 ‘무적맘’ 등의 코너도 공개 코미디의 순발력보다 콩트가 지닌 복고적 재미에 초점이 맞춰졌다.
시청률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던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은 이 프로그램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컬투(정찬우, 김태균)를 10일부터 다시 투입했다. 프로그램의 기본 틀은 유지하면서 ‘라이브 개그쇼’의 요소를 가미한 것이 개편의 골간이다. NG가 나더라도 굳이 편집하지 않고 그대로 살려 생동감을 주자는 것. 정찬우는 “시청자들은 빠른 속도의 공개 코미디에 너무 익숙해졌다”며 “100% 라이브쇼에 가까운 코미디로 새로운 웃음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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